경기도 양주 덕정동에 자대 배치 받은 오빠를 만나기 위해 군대를 찾아갔다. 오빠가 다른 군인 한명과 보초를 서고 있었다. 낯설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했다. 한시간 쯤 기다리고 오빠를 만나 군대 청보회관이라는 곳에서 고기를 시켜먹었다. 인터넷에서 맛집이라고 나오더니 정말 꿀맛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오빠는 10kg이나 쪄서 73kg이라고 했다. 항상 큰 키에 비해 너무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딱 적당해진 것 같다. 또 군대가 되게 가족적인 분위기기고 내무반에 선임보다 후임이 더 많아 편하다고 했다. 주 5일 근무에 토'일은 종교 행사에 참여하거나 컴퓨터를 할 수 있는 사이버 정보 지식방에 가거나 같이 놀거나 쉰다고 했다. 옛날 군대에 비해 많이 편해진 것 같긴 했다. 그래도 이제 많이 추워져서 힘들 것 같다. 특히나 따뜻한 부산에 비해서 경기도는 많이 쌀쌀했다. 진눈깨비, 우박 등도 내려 되게 놀랐다. 그렇게 오빠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연세대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장갑차도 여러대 만났다. 여러대가 줄지어 가는 게 멋잇었다.
아빠의 모교인 연세대에 도착했다.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으나 추운 날씨 탓에 사진을 몇장만 찍고 학생회관의 식당에 도착했다. 메뉴가 다양하고 가격도 매우 저렴했다. 이익을 남기지 않고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듯 했다. 밥을 먹으면서 아빠가 대학 시절 얘기도 해주었다. 아빠가 다닐 때는 연세대의 주차장이 좁아 학생들이 차를 운전해서 오면 길이 복잡해져서 많은 학생들이 불편해 졌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회에서 고민 끝에 현수막을 걸기로 했는데 과대표였던 아빠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서당에 학동들의 가마행렬이 왠말이냐'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직설적인 말 보다도 우회적으로 풍자한 말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웃게끔 하고 관심도 많이 가졌다고 한다. 또 국문과 교수님이 자극적인 현수막에 비해 훨씬 재미있다고 칭찬하였다고 한다. 연세대에서 과대표도 하고 이런 저런 많은 경험을 한 아빠가 부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오늘 우리 집의 두 기둥 '오빠와 20대 때의 아빠'를 만난 오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 여행에는 엄마의 20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몇년 후 나의 20대는 어떠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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