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이 되었다.
실감이 나지를 않는다. 학교 갈 때마다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을 만나는데.
각자 다른 반으로 들어간다. 분명히 같은 반인것 같은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가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괜시리 쓸쓸해진다. 하지만 6학년이 되서 사귄 친구들이 있는 반으로 들어가니 기분이 괜찮아 지는 것 같다.
쓸쓸하긴 하지만 슬프지는 않다. 왜 그런 걸까? 4학년 때는 5학년으로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슬퍼했었는데. 하긴, 1년 동안 같이 가족처럼 지냈었던 친구들을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 정말 슬펐었는데.
5학년 때는 남자 애들도 재밌었고, 착했었다. 그때는 남자 아이들이 마냥 싫은 것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애들도 나름 착했던 것 같다.
남자 애들은 둘째치고, 여자 아이들은? 단짝이 2명 있었고, 친한친구가 9명 정도 있었다.
단짝은 헤어지기 싫어서 엉엉 울면서도 '6학년 때는 문자도 주고받고, 전화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하는 거다?' 하며 거듭 약속을 받아냈다. 내가 '야~ 단짝인데 설마 그런 걸 까먹을 까봐? ㅋㅋ' 그랬더니 단짝이 '넌 슬프지 않아? 친구들하고 헤어지는데..'
흠...... 그 때는 말을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 지금에서야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떠올랐다.
'슬프지는 않아. 만날 수 있으니까. 조금 쓸쓸한 기분은 들어. 이제는 같은 반이 아니고, 그렇게 매일매일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우리는 다시는 못 만나는 게 아니잖아? 조금 섭섭하고 쓸쓸하더라고 우리는 만날 수 있어. 안 그래? '
..... 지금 생각하니 단짝의 마음이 조금 상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친한 친구이니까 내 마음을 이해해 주었을 수도 있지.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말하고 싶지만 말할 것이 생각나지 않아 답답해 하는 내 마음을.
지금은 어엿한 6학년, 누가 이런 말을 했었다. '시간은 쏘아놓은 화살' 이라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유치원 졸업하고 초등학고 입학한 지가 어제 같은데...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 이름도 대부분 기억나고 선생님 얼굴은 모두 기억난다.
5학년을 마치고 새로운 6학년으로 들어서니 기분이 좋다. 왜 좋은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건... 나는 아직도 추억을 기억하고, 친구들도 나와의 추억을 기억하고, 나는 6학년이다.
6학년 때는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을 것 같다. 콧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햇빛이 따뜻하다. 오늘은 경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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