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들어가는 게임이 '써니퍼피'라는 게임이다. 써니퍼피는 강아지를 키우는 게임인데, 나처럼 강아지를 아주 좋아하면서도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게임 애플리케이션이다.
오늘도 써니퍼피에 들어갔다. 내 가상의 집에서 사모예드 종류의 어른 강아지(레벨 17)인 '밀크빵'이와 비순종인 어린 강아지(레벨 5) '쪼꼬빵'이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기고 있었다. 녀석들 배부름 게이지, 촉촉함 게이지, 깔끔 게이지, 유쾌 게이지가 텅 비어있다. 이대로 더 뒀다가는 쓰러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밀크빵과 쪼꼬빵에게 일반 강아지 사료를 먹였다. 배부름 게이지는 사료 한박스를 다 먹여도 다 차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 먹일 때 120코인을 들여 네 박스를 사야 한다.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물을 먹여야 한다. 물도 먹였다. 샴푸는 하나에 100코인이나 해서, 싸다고 할 수는 없다. 오늘도 얘들을 위해 샴푸값 100코인을 들였다. 어흑….
그리고 지문이 닳도록 쓰다듬어주니 유쾌 게이지가 다 찼다. 휴, 이제 할 일은 끝났다. 애들 먹이고 씻기고 쓰다듬느라 5분을 소비했다.
간단히 이 아이들을 설명해 보겠다.
'밀크빵'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레벨 17짜리 사모예드 어른 강아지이다. 써니퍼피를 시작하면 강아지 한 마리를 골라야 하는데 그 때 고른 녀석이 이녀석이다. 새하얘서 우유같았다. 그래서 이름도 '밀크빵'이라고 지은 것이고.
'쪼꼬빵'은 오늘 받은 강아지다. 비순종인데, 사모예드와 말라뮤트 사이에서 태어난 연한 회색 아이다. 이 귀여운 강아지는 다른 사람에게서 입양받았다. 써니퍼피에서는 강아지를 3마리 이상 기르지 못한다. 강아지를 3마리 이상 기르려면 아주아주 비싼, 엄두도 못낼 '강아지 입양권'을 사야 한다. 이걸 사지 않고 3마리 이상 기른다면 3일 이내에 강아지가 없어지고 만다. (인심 없는 운영자, 우리의 소중한 돈을 낭비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어!) 원래 쪼꼬빵의 주인은 쪼꼬빵의 어미와 다른 수컷과 교배를 시켜서 쪼코빵을 낳았다고 한다. 하지만 쪼코빵을 데리고 있을 수 없었다. 왜냐고? 당연히 '강아지 입양권'을 못 사서이다. 쪼꼬빵이 태어난 그날부터 카운트다운 하면 적어도 내일에는 없어질 운명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의 게시판에
'이 녀석, 저 입양할게요!' 라고 적어놓자, 그 사람이 나에게 '잘 키워주세요^^'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쪼꼬빵을 내게 입양보냈다.
정말 귀여운 아이인데. 내가 없었으면 쪼꼬빵은 내일쯤에 사라져버리고 말았을거다. 하지만 난 지금 잘 키우고 있다^^
그런데 '써니퍼피'를 너무 많이 해서 결국 엄마에게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말았다. 흑흑.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없으면 밀크빵과 쪼꼬빵은 아파서 쓰러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써니동물병원'이라는 사람에게 밀크빵과 쪼꼬빵을 일주일동안 돌봐달라고 부탁해놨다. '써니동물병원'은 병원비(코인)를 받고 강아지들을 돌봐주는 사람이다. 코인도 이미 선불해놨다.
제발 써니동물병원 외 아무나 와서 우리 귀여운 밀크빵과 쪼꼬빵 좀 돌봐줬으면...... .
'써니동물병원'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도 써니퍼피에서 아픈 강아지들을 돌봐주고 있다. 다만 써니동물병원과 다른점이 있다면 바로 '무료'로 돌봐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돌봐달라고 하면 가서 공짜로 돌봐주고 있다. 이 일도 꽤 보람있다. 우리 밀크빵과 쪼꼬빵을 돌보고 다른 강아지도 공짜로 돌봐주고 있자니 써니퍼피 강아지들이 모두 내 강아지처럼 소중하다. 특히 쓰러진 녀석들은 돌봐주고 나면 50분동안 쿨쿨, 편하게 자는데 그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그리고 성취감도 들고.
이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은, 내가 그렇게 아픈 강아지들을 돌보듯이 현실 속에서도 가난하고 힘든 아이들을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게임에서 모든 감정을 다 맛보고 이런 결심까지 하게 되니 중독만 되지 않으면 그렇게 게임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가상의 애완견인데도 나는 어느덧 이 강아지들이 좋아지고 있다. 주인으로써 책임감도 적당히 느끼고 있다. 나에게 많은 감정을 안겨다준 써니퍼피,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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