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2주후면 나도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구나. 오늘은 새삼스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는게 안타까운 날이다. 남자애들과 한 반에서 수업을 듣고, 철없이 보냈던 중학교 생활이 엊그제만 같은데, 난 어느새 수능을 636일 남겨두고 불안해하고, 남자애들과 어떻게 한반에서 생활하지? 하고 의아해하는 18세가 되었다. 요새 난 쓸데없는 고민을 달고산다. 쓸데없는 줄 알면서 끊지 못하는게 고민 아니겠는가. 어쨌든 내 고민은, 지금 내가 너무 행복하다는 것이다. 공부 힘들지 않니? 라고 물어봐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공부도 하고, 점심시간이면 친구들과 맛있는 급식을 먹고 교정을 산책하고, 방과후면 츄리닝을 입고 야자를 하다가, 조는 친구가 있으면 끌고나와 체조를 하고, 야자가 끝나면 집으로 와 사랑하는 가족들과 수다를 떨고. 내 인생에서 이보다 행복한 날이 올까? 라는 불안함과 왠지모를 슬픔이 내 하루를 지배해 가고 있다. 엄마의 보호 아래에서,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걸 하면서 말이다. 얼마전에 국어학원에서 (탄로가)라는 고려시대 시조의 장르를 배웠다. 늙음을 탄식하는 노래 라는 뜻이다. 나도 늙은건 아니지만, 지금 나는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 한다. 영원히 나는 '여고생'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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