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성당에 간 날. 미사를 드리기 전에 2교리실에 꼬마 아이 2명이 수군대길래 내가 가 봤다.
"무슨 일이니?"
"누냐야, 저기 고양이 잇져."
꼬마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책상 서랍 안에 새끼 고양이가 있었다. 나는 놀라서 사무장님을 불렀다. 사무장님은 장갑을 끼고 그 새끼 고양이를 꺼내셨다. 그 새끼 고양이는 야생인지, 사람 손을 무척 경계하는 듯 했다. 사무장님은 성당의 작은 나무에 그 새끼 고양이를 묶어 두었다. 왠지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고양이는 무척이나 귀여웠다.
미사 마치고 복사 회합을 끝내니 저녁 6시 10분이었다. 그 새끼고양이가 잘 있나 보려고 복사단 부단장인 진호 오빠와 나경이, 동환이 오빠, 찬호 오빠와 내가 그 작은 나무로 가 보았다.
새끼 고양이는 아직도 사람을 경계했다. 그러자 진호 오빠가 주머니에서 소시지 하나를 꺼냈다.
"하하하 여기 소시지가 하나 있었지."
진호 오빠는 소시지 껍질을 벗겨서 고양이에게 주었다. 고양이는 살짝 소시지를 핥았다. 그러더니 깨물었다. 그래서 진호 오빠는 새끼고양이를 손에 잡았다. 그리고 소시지를 먹였다. 참, 잘도 먹었다.
소시지를 먹고 난 후 고양이는 사람 손에 금방 적응한 듯 해 보였다. 진호 오빠는 땅을 치며 웃었다.
"아하하하! 얘는 그냥 배가 고픈 거였어. 웃겨 죽겠네, 하하하하하! 내일부터 100원짜리 소시지 하나 사서 날라 줘야겠다, 하하하하하!"
그날 우리는 새끼 고양이와 함께 놀았다. 새끼고양이는 쓰다듬어주니까 사람 손을 받으려고 머리를 우리의 손에 갖다 대기까지 했다. 그 새 정이 들었나 보다.
진호 오빠는 이 고양이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 이름은 조금 촌스러운 듯 하지만 어찌 보면 멋져 보이는 '낙엽이'라는 이름이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낮미사를 드리러 간다. 소시지를 들고 가서 낙엽이에게 줄 예정이다. 좀만 기다려라, 낙엽아. 이 언니가 맛난 소시지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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