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프랑스 화가.
마티스와 더불어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색채화가로 일컬어지는 샤갈은 러시아 비테프스크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파리파(에콜 드 파리로 불리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던 화가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들은 1차 세계대전 후부터 2차 세계대전 전까지 파리의 몽파르나스에서 활동했으며, 모두가 유대인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최대의 화가로 8세에 이미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1907년 페테르부르크 왕실미술장려학교에 입학하여 유럽근대미술에 대해 배웠습니다.

1910년 프랑스 파리로 나와 모딜리아니(이탈리아 파리파 화가)와 레제(프랑스 화가) 등이 공부했던 아틀리에(개인 작업장) '라 뤼슈'에서 그림공부를 하며 입체파 기법을 배웠습니다. 1911년 전시회에 작품을 처음으로 출품하여 특이한 화풍으로 여러 화가들을 놀라게 하였으며 같은 해 결혼을 위해 러시아에 일시 귀국하였으나 마침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샤갈은 군대에 입대하게 됩니다. 연이어 1917년에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샤갈은 러시아에 계속 머물면서 미술학교를 열었으며, 1919년 모스크바 국립유대극장의 벽화장식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1922년 독일 베를린에서 전시회를 가졌으며, 1923년에는 프랑스 파리로 돌아와 그림 판매상인 폴라즈의 의뢰로  많은 판화를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부터 파리파(에콜 드 파리) 화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데 샤갈의 환상적인 화풍은 초현실주의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독일 나치의 유대인 박해가 점차 심해지자 1941년 뉴욕 근대미술관 초청으로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국에서 지냈습니다. 1947년 다시 프랑스 파리로 돌아와 작품 활동을 계속 했으며 유화, 판화, 벽화, 스테인드글라스, 조각, 도자기 제작, 무대 장식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였습니다.

특히 샤갈은 무대 장식에 뛰어났는데 1950년 영국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무대 장치, 1959년 미국 시카고 오페라 단의 《다프니스와 크로우》 무대 장치, 1967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위한 모짜르트의 《마법의 피리》 무대 장치 등을 디자인했습니다.

샤갈의 초기 화풍은 입체파의 영향을 받았으나, 점차 동유럽의 환상적인 분위기와 유대인 특유의 신비감을 조화시켜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만들어 갔습니다. 작품활동 초기부터 성경의 소재를 다뤄온 샤갈은 1930년대에는 인간창조, 천국, 모세와 십계명, 야곱의 사다리 등 약 40여점의 성서삽화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1950년대에 이르러 샤갈은 《성서 메시지》 연작을 구상하고 구약의 다윗을 다룬 그림들과  함께 《십자가에서 내려온 예수》, 《강변에서의 부활》 등 모두 17점에 달하는 대작을 그렸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성경에 대한 샤갈의 깊이를 엿볼 수 있으며 종교적인 색채를 통해 그림이 어떻게 영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매체가 될 수 있는지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98세에 이르는 오랜 삶을 살면서 소박한 동화의 세계, 꿈, 성경의 세계, 하늘을 나는 연인들이란 주제를 즐겨 다루었으며, 자유로운 공상과 풍부한 색채를 담고 있는 작품들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한결 가볍고 깨끗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 밖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초록 눈의 집》, 《나의 추억》, 《나와 마을》, 《생일》,《손가락이 7개인 자화상》, 《바이올린 연주자》, 《기도하고 있는 유대인》, 《에펠탑 앞의 신랑과 신부》, 《서커스》, 《곡예사》 등과, 자서전 《나의 인생》(1965)이 있습니다.

▶ 《나와 마을》, 1911, 캔버스 유채
▶ 《아담과 이브》, 1912, 캔버스 유채, 성 루이스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