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영동군엔 월유산이 있다. 이 산의 봉우리에는 샘의 흔적이 있는데 옛날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이 샘에서 놀았다 한다.

먼 옛날 밤이면 월유산 봉우리에 선녀들이 내려와 물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봉우리는 높고 험하게 이루어져 있어 사람이 오르기엔 어려웠다. 그리고 설사 오를 수 있다 하여도 그 곳을 신령스럽게 생각 하는 마을의 관습때문에 누구도 오르려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호기심 많은 마을의 어느 두 청년이 산을 오르려는 마음을 먹고는 험한 산행을 하였다. 그 날밤에도 선녀들이 내려와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었다. 두 청년은 선녀들이 노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며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녀들은 아무 거침 없이 얘기를 나누었는데 샘의 근처에 있는 천도나무의 천도(천상에 있다고 하는 복숭아)를 인간들이 먹으면 만병이 낫는데 꼭 샘물에 목욕을 한 뒤 먹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거기다 아직 인간이 먹을 시기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두 청년은 마을로 내려와 겪은 일을 퍼뜨렸다. 이 소문은 한 총각에게도 전해졌는데 그는 몹쓸 병으로 지내오다 나이가 들어 장가를 가려 했지만 병때문에 장가를 못가고 있던 터였다. 그는 이내 월유산으로 향했다. 높고 험했지만 오로지 병이 낫고 혼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올랐다. 그는 먼저 목욕부터 하였다. 그리고는 천도나무로 가서 천도를 하나를 따려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천도는 따지지 않았다. 아무리 힘을 줘도 그대로였던 것이다. 그렇게 계속 용을 쓰는데 하늘에서 뇌성이 울리면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천도에서 손을 떼거라."
그 소리의 주인은 옥황상제였다. 그러나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 병이 나아 혼인을 하고 싶은 뜻을 외치며 힘을 더 주었다.
  "허허 병은 너의 전생의 죄 값이거늘 어서 손을 떼지 못할까!"
그랬으나 천도를 잡은 손의 힘은 멈출줄 몰랐다. 그러자 갑자기 번개가 그만 그에게 떨어지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천도나무는 보통 복숭아 나무로 변하고 샘도 말라 벌판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