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의 한 당골에 세습 박수무당이 되는 것을 비관한 총각이 있었다. 그리하여 총각은 사랑하는 처녀와 혼약을 남겨 둔 채 진도에서 도망쳐 버렸다.

진도를 도망친 총각은 출신이 상민이었지만 덩치 좋고 훤칠하게 생긴 탓에 양반집에서 머슴을 살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그 주인집에는 예쁜 처녀가 하나 있었다. 이 처녀는 집안에서 남정네를 못 보다 머슴의 사내다움을 보고 그만 반하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사랑을 나누었고, 그런 사랑놀음은 이내 부모들에게 들통이 나서 야단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총각은 다시 쫓겨나게 되었고 여기에 처녀도 보따리를 쌌다. 둘은 문경고개를 넘어 다시 진도로 들어오게 되었다.

진도에는 여전히 총각을 사모하던 옛날의 처녀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 처녀는 뒤로한 채 부모들은 양가집 며느리를 맞게 되었다고 야단이었다. 이 통에 기다렸던 처녀는 눈물의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노래가 <진도 아리랑>이라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