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남면 무릉리(武陵里)에 이씨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다. 이 농부의 집에서는 소 3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는데 소먹이를 담아주는 여물통이 낡아 먹이를 담아 줄 수가 없게되자 이를 구하기 위해 지게를 메고 도사골이라는 곳으로 큰 나무를 찾기 위해 산으로 오르게 되었다.

조금 뒤 산 중턱에서 큰 나무를 찾았는데 밑 둘레가 한아름 정도 되어 보였다. 농부는 이 나무로 정하고 서둘러 나무를 베어, 여물통을 거의 완성할 무렵 우연히 산아래 계곡을 내려다 보았다. 그곳에는 다름아닌 큰 어미곰 한 마리가 새끼곰 두 마리를 데리고 지장천(地藏川)에서 가재를 잡아먹고 있는 것이아닌가. 이 광경을 보고있던 농부는 놀라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러자 큰 바위를 들고있던 어미곰은 깜짝 놀라 양손으로 잡았던 바위를 내팽겨두고 사방을 살펴보았으나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자 다시 바위를 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일인가 새끼 두 마리가 바위 밑에 깔려 죽어 있는게 아닌가.

어미곰은 바위를 재쳐놓고 죽은 새끼곰을 바위 위에 세웠다. 죽은 새끼곰은 세워놓으니 쓰러지고 쓰러지니 어미곰이 다시 세워놓고 이러기를 수번을 계속하자 이것을 보고있던 농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웃음소리를 들은 어미곰은 화가난 채로 번개같이 달려와 농부를 해하려하자 농부는 순간 기절을 하고 말았다.

얼마후 정신을 차려 서둘러 도망쳐 간신히 집으로 돌아와 보니 좌측 눈과 얼굴엔 살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

그 후 농부는 갖은 약을 다써서 상처가 완전히 낳았다. 그런데 농부가 외출을 할 때면 동네 아이들이 떼를 지어 따라 다니며 곰한테 헐치기 당한 영감이 오신다고 놀려대었다고 한다. 이 후부터 농부는 문밖 출입을 하지 않았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