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우리가 즐겨부르던 '고향의 봄'의 한 소절입니다. 봄이 되면 고향을 아름답게 꾸며주던 꽃. 그중에서도 살구꽃은 화사한 모습으로 마치 봄의 햇살 처럼 우리의 가슴을 따스하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살구꽃은 주로 우리나라·중국·일본에 서식하고 있는 낙엽소교목입니다. 또 이판화(離瓣花)라고도 하는 갈래꽃 중에 하나로 꽃잎이 어긋나면서 나뉘어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4월이면 연한 홍색의 꽃이 잎보다 먼저 피며 꽃자루가 거의 없습니다. 7월이면 황색 또는 황적색의 열매가 열리게 됩니다. 살구꽃의 열매는 주로 통조림, 잼 등으로 가공되고 있으며 해열, 진해, 소종,등에 효능이 있는 한방 약품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꽃에 얽힌 이야기

살구꽃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후한의 재상 조조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조조는 자신의 마당에 살구나무를 한 그루 심어 매우 소중히 여기고 가꾸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살구나무에 열매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날이 갈 수록 살구나무에 열린 열매가 줄어드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살구나무를 너무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던 조조였기에 열매가 없어지는 연유를 밝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조조는 오랜 생각 끝에 하인들을 모두 불러 놓고 살구나무의 열매가 맛이 없으니 모두 베어 버리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한 하인이 조조에게 말하기를 "이 살구나무의 열매는 참 맛이 좋은데 아깝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조조는 살구 열매를 훔친 도둑을 잡게 되었고 또한 사람들은 조조의 영리함에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

알아보기

♤과명 : 장미과의 낙엽 활엽 교목
♤학명 : Prunus armeniaca
♤별명 : 행화
♤개화기 : 4월
♤꽃색 : 연분홍색
♤꽃말 : 처녀의 수줍음. 의혹

꽃과 관련된 문학작품

살구꽃 핀 마을-이호우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는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살구꽃 핀 날-곽재구

돌실영감네
토종닭들
새 병아리 쳤다

아무도
모이 주지 않고
둥지도 만들어 주지 않았는데

저네들끼리
들로 강으로 쏘다니다
호젓한 숲덤불
사랑 둥우리 지어 놓고

살구꽃
활짝 핀 날
노랑 병아리 세 마리
깜장 병아리 네 마리 데불고
집으로 들어왔다.


임진강 살구꽃-곽재구
  
섬진강물에 피는 복사꽃처럼
임진강변에 지는 살구꽃처럼
우리 그리운 마음 꽃바람 흩날릴 수 있다면
사랑은 더욱 그리워 흙바람도 이는 것을
봄산 넘어오는 햇살 말고
마음으로 넘어오는 그리움 말고
우리 함께 손잡고
꽃잎 뜨는 강물 지켜볼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아
아침 강물에 복사꽃 피었더니
가슴의 슬픈 첩첩사연
저물녘 살구꽃 몇 잎에 띄웠구나


살구나무-문삼석

살구나무에
살구꽃 구름
연분홍 고운
살구꽃 구름
봄바람 불면
살구꽃 비
연분홍 고운
살구꽃 비


살구꽃

고향의 봄을 지키려
붉은 꽃받침을 열었구나
연분홍 순정,
살구꽃이여.

바람에
나풀대는
꽃잎 속에서
살살 떨고있는
노란 꽃술은
산골처녀의
아리따운 유혹.

사다리 오르듯
치마
걷어붙이고
하늘 향한
걸음걸음
꽃으로
피어난다.

멀리 보니
꽃의 정령
분홍 너울을
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