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인은 불행한 일이 따르기 쉽고 요절(夭折)하기 쉽다는 말입니다. 칸나는 수명이 짧은 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인지 칸나를  '미인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칸나는 외떡잎식물 홍초목 홍초과 홍초속 식물의 총칭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열대 지방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오랜 시간 원종에서 개량된 원예종으로 전세계에 100여 종 이상의 품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칸나의 계통은 크게 프랑스 칸나(French canna)와 이탈리아 칸나(Italian canna)로 나눌 수 있으며, 프랑스 칸나는 칸나 인디카(C. indica)를 원종으로 프랑스에서 개량한 것이며 꽃판이 뒤로 말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칸나는 이탈리아에서 개량된 것으로 칸나 프락키다(C. flaccida)와 칸나 이리디플로라(C. iridiflora)의 잡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꽃이 크고, 꽃이 핀 후 이틀 뒤부터 프랑스 칸나와는 다르게 꽃판의 끝이 뒤로 말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칸나를 원예종으로 선호하고 있습니다.

칸나는 7~10월이 되면 아름다움의 결실을 맺습니다. 분홍에 가까운 자주색 혹은 자주에 가까운 분홍색의 꽃잎은 우리의 눈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다른 아름다움의 꽃들과는 달리 별도의 손질이 필요없기에 가정에서 기르기 쉬운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칸나의 뿌리에는 녹말 성분이 들어 있어 퍼루나 하와이 등에서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꽃에 얽힌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인도에 데와더르라는 악마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데와더르라는 악마는 질투가 많기로도 유명했습니다.

어느 날, 붓타가 인간들에게 유명해지자 여전히 질투를 가진 악마 데와더르는 그를 해치려고 언덕위로 올라가 큰 바위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여유롭게 길을 걷고 있던 붓타는 때마침 그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기회를 잡은 데와더르는 큰 바위를 붓타를 향해 던졌습니다. 다행히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큰 화를 면한 붓타이지만 난데없이 날아 온 바위가 깨지며 퍼진 파편에 다리를 다쳐 피를 보게 되었습니다. 곧 피는 땅으로 떨어졌고 신기하게도 피가 떨어진 땅위에서는 꽃 한 송이가 피었다고 합니다. 그 꽃이 바로 칸나라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지의 신에게 노여움을 산 데와더르, 갑자기 땅에 구멍이 생기더니 곧장 땅이 그를 삼켜 버렸다고 합니다.

알아보기

♤ 과명 : 칸나과의 구근초
♤ 학명 : Canna
♤ 별명 : 담화
♤ 개화기 : 6월-가을
♤ 꽃색 :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 꽃말 : 정열, 쾌활

꽃과 관련된 문학작품

칸나꽃밭-도종환

가장 화려한 꽃이
가장 처참하게 진다

네 사랑을 보아라, 네 사랑의
밀물진 꽃밭에 서서 보아라

절정에 이르렀던 날의 추억이
너를 더 아프게 하리라, 칸나 꽃밭

프리지아꽃을 들고

살기 위해 나서는
출근길에 난
죽음을 생각한다

버스에 실려서는 내가
그대로 세상 밖으로 실려나가길
기다린다

축 졸업 동방 유치원
재잘거리는 꼬마와 엄마들 사이에서
꽃을 팔던 젊은이
그의 손과 그 손의 프리지아를 보면서도
난 죽음을 생각한다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다
죽음에 임박하기 위해
그와 나는 프리지아꽃을
들고 있다

프리지아 향기처럼
조금씩 시들어
아무도 오래
여기 살아남을 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