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백색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한 옥잠화.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때인 신부의 모습, 이것으로 옥잠화의 아름다움을 대신 표현해 봅니다.

옥잠화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중국이 원산지입니다. 옥비녀꽃, 백학석이라고도 불리며 흔히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8~9월이 되면 그 아름다운 백색의 모습을 보이며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꽃줄기는 40~60cm 정도이고, 열매는 삭과로 세모형의 원뿔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옥잠화는 꽃대 끝에 여러 송이의 꽃이 달리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해가 지면 시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옥잠화는 꽃이 핀 후 보다는, 피기 전의 터질듯한 봉오리가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옥잠화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시나브로 젖어드는 옥잠화의 아름다움은 거부하기 힘든 하나의 손짓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꽃에 얽힌 이야기

옛날 중국에 피리를 잘 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그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불행을 당하여 집도 날리고 가족도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무일푼인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피리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오직 피리를 벗삼아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외딴 정자에 홀로 앉아 자신의 신세타령이라도 하듯 구슬프게 피리를 불고 있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갑자기 사방이 대낮같이 밝아지더니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풍겨왔습니다. 깜짝 놀라 주위를 살펴보니 어느 틈엔가 한 아름다운 선녀가 서 있었습니다.
그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선녀를 바라보았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선녀였습니다. 선녀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피리를 계속 불러 주세요.
저는 당신에게 피리 부는 것을 배우려고 달에서 내려온 선녀랍니다. 이 밤이 새기 전에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가락을 들려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이에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곡조를 한 곡 한 곡 구슬프게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밤이 깊어 갈수록 선녀는 점점 피리 소리에 깊이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사나이가 피리를 멈추었습니다. 이미 달은 서천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멀리서 닭 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름다운 곡조를 많이 들려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이제 그만 떠나야겠습니다."
선녀는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급히 떠날 차비를 하였습니다. 피리를 불던 사나이는 선녀와 이대로 헤어지기는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녀님, 떠나신다니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기념으로 무엇이든 한 가지만 남겨 두고 가시면 소생은 그것으로 한평생 위안을 얻을까 합니다. 부디 소생의 청을 들어주시고 떠나십시오."

사나이의 간청에 선녀는 두 말없이 머리에 꽂고 있던 옥비녀를 뽑아 사나이의 손에 꼭 쥐어주고는 홀연히 하늘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사나이는 하늘로 올라가는 선녀의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그만 옥비녀를 정자 아래 땅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선녀가 날아간 하늘만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았습니다.

이윽고 정신이든 그는 옥비녀를 주우려고 정자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옥비녀는 간 곳이 없고 그 자리에 연한 보라색 꽃이 한 송이 피어 있었는데 이 꽃이 바로 옥잠화였다고 합니다.

알아보기

♤ 과명 : 백합과 Liliaceae
♤ 학명 : Hosta plantaginea (Lam.) Ascherson
♤ 별명 :
♤ 개화기 : 6월-8월
♤ 꽃색 :  백색
♤ 꽃말 : 추억, 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