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ARTEMIS(DIANA)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제우스와 레토 사이의 딸이다. 그녀는 쌍둥이 형제인 아폴론보다 조금 먼저 태어나서는 곧바로 어머니의 해산을 도왔다. 이 여신은 아직 어릴 때 이미 제우스에게 평생 처녀로 지내게 해 달라고 요청하여 허락을 받았다. 아르테미스는 비록 올림포스의 열두 신에 속하지만 생애의 대부분을 올림포스 궁전에 머물기보다는 숲이나 산, 계곡에서 들판에서 사냥을 하며 보냈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 여신은 항상 활과 화살통을 지니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녀는 항상 많은 요정들을 거느리고 다녔다. 이 요정들 역시 여신과 마찬가지로 순결을 지켜야 했다. 이를 어길 경우 여신은 용서하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강간을 당한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르카디아 지방의 요정 칼리스토의 아름다움에 반한 제우스는 아르테미스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그녀 앞에 나타나 스스럼없이 그녀를 안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칼리스토는 무심코 그 포옹을 받아들였다. 그 순간 제우스는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고 그녀를 겁탈하였다. 이 짧은 사랑에서 아이가 생겼다. 달이 차서 배가 불러오자 아르테미스는 모든 것을 눈치챘다. 여신은 화를 참지 못하고 칼리스토를 활로 쏘아 죽였다. 그러자 다급해진 제우스는 칼리스토를 곰으로 변하게 하여 하늘로 끌어 올렸다. 그녀는 하늘에 올라가서 '곰' 별자리가 되었고, 그녀의 아들 '아르카스'는 '아르카스'족의 조상이 되었다. 미남 사냥꾼 '오리온(Orion)'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아르테미스의 질투를 불러 일으켜 여신의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일설에는 오리온이 아르테미스와 함께 사냥하다가 갑자기 욕정을 느껴 여신에게 덤벼들자 여신이 전갈을 불러내어 오리온의 발뒤꿈치를 물어 죽게 했다고도 한다. 오리온은 죽은 후에 하늘로 올라가 '오리온' 별자리가 되었다. 보이오티아 지방의 이름난 사냥꾼 '악타이온'은 사냥을 하다가 우연히 아르테미스의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게 되었다. 화를 참지 못한 여신은 악타이온을 사슴으로 변신시켜 50마리나 되는 그의 사냥개들에게 물려 죽게 하였다. 아르테미스를 연모하게 된 강의 신 '알페이오스(Alpheios)'는 고백이나 애원으로는 여신의 사랑을 얻을 수 없음을 알고 완력으로라도 여신의 사랑을 얻고 싶었다. 마침 그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숲 속에서 아르테미스와 요정들이 한밤중에 축제를 벌인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때를 놓치지 않고 기습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눈치챈 아르테미스는 자신과 요정들 얼굴에 진흙을 발라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하였다. 축제가 벌어지는 숲으로 달려온 알페이오스는 누가 진짜 아르테미스인지 알 수 없었다.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는 아르테미스와 요정들의 조롱 섞인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아폴론과 헤르메스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이 신들의 아들을 낳은 것이 자랑스러웠던 '키오네(Chione)'는 겁 없이 아르테미스 여신은 이런 아들도 못 낳아 보았다고 흉을 보았다. 분을 참지 못하는 냉혹한 여신 아르테미스는 즉시 활을 들어 키오네를 쏘아 죽였다. 아가멤논이 신기에 가까운 활솜씨로 사슴 한 마리를 멋있게 명중시키자 아르테미스도 이같이는 못하리라고 자랑하는 불경을 저질렀다. 노한 아르테미스는 아카이아 군대가 트로이로 원정을 떠나려 할 때, 모든 바람을 가두어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다. 아가멤논은 큰딸 '이피게니아(Iphigenia)'를 아르테미스에게 산 제물로 바쳐 여신의 노여움을 푼 후에야 트로이로 원정을 떠날 수 있었다. 아르테미스는 자신에게 제사 드리는 것을 잊는 불경에 대해서도 냉혹하게 벌하였다. '칼뤼돈(Kalydon)'의 왕 '오이네우스(Oineus)'가 아르테미스에게 제물 바치는 것을 게을리 하자 여신은 사나운 멧돼지를 보내어 모든 농사를 망치게 했다. 이 멧돼지는 '멜레아그로스(Meleagros)'를 비롯한 여러 영웅들에 의해 쫓기다가 미녀 영웅 아틀란타에게 잡혀 죽지만 오이네우스의 나라는 황폐해져서 왕국을 유지할 수 없었다. '아드메토스' 역시 결혼식 때 아르테미스에게 제물 바치는 것을 잊어서 봉변을 당했다. 첫날밤 달콤한 꿈을 안고 침실에 들었을 때 아드메토스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어여쁜 신부가 아니라 뱀떼였다. 더 끔찍한 일은 니오베에게 일어났다. 프뤼기아 지방의 왕 탄탈로스의 딸 니오베는 일곱 아들과 일곱 딸을 낳았다. 아르테미스 축제 때 니오베는 모든 사람이 여신을 위해 야단법석을 떠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자기는 아이를 열넷이나 낳았지만 레토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둘밖에 못 낳았으니 자기가 더 잘났다고 자랑했다. 이에 화가 난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은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니오베의 일곱 아들은 아폴론의 화살에 맞아, 일곱 딸은 아르테미스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 니오베의 모든 자식은 한 순간에 급살맞은 것이다. 슬픔을 못 이긴 니오베는 그대로 바위가 되고 말았다. 거인 티튀오스는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의 어머니인 레토를 보고 욕정을 느껴 델포이 신전 안에서 그녀를 겁탈하려 했다. 레토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오누이는 그 자리에서 티튀오스를 활로 쏘아 죽여버렸다. 아르테미스가 자신의 날렵함과 기지를 가장 잘 보여 준 것은 거인 형제 에피알테스와 오토스를 물리친 일이다. 포세이돈과 '이피메데이아(Iphimedeia)' 사이에서 태어난 이 거인 형제는 어떤 신이나 인간도 그들을 죽일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 운명을 믿고 이들은 올림포스 신들에게 도전했다. 올림포스를 점령한 후 오토스는 아르테미스를, 에피알테스는 헤라를 각기 아내로 취할 것을 스튁스 강에 걸고 맹세했다. 형제는 올림포스 산 위에 오사 산을 , 또 그 위에 펠리오스 산을 쌓으며 한 발짝 한 발짝 하늘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도중에 전쟁의 신 아레스를 잡아 청동 항아리에 가두어 놓았다. 올림포스 신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들 형제의 운명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깨달은 신은 아폴론이었다. 형제가 서로 죽이면 이들도 불사의 몸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폴론은 제 누이 아르테미스에게 이를 귀뜸해 주었다. 아르테미스는 에피알테스에게 낙소스 섬에서 그를 받아들이겠다고 연락을 보냈다. 항상 붙어 다니는 형제들이었기에 둘은 함께 낙소스에 왔다. 그러나 헤라가 없음을 안 에피알테스는 오토에게 아르테미스를 자기도 사랑할 수 있게 양보해 달라고 졸랐다. 이를 거절하자 형제간에 싸움이 붙었다. 아르테미스는 사슴으로 변신하여 이들 사이에 끼여들었다. 형제는 사슴을 겨냥해 서로 반대 편에서 창을 던졌다. 순간 아르테미스는 모습을 감추었다. 솜씨 좋은 사냥꾼인 이들 형제의 창은 정확하게 서로 상대방을 명중시켰다. 그리고 동시에 숨을 거두었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르테미스는 자신의 남동생 아폴론과 함께 트로이편에서 싸웠다. 신들끼리의 전투가 한창일 때 아르테미스는 아폴론에게 포세이돈가 맞서 싸우라고 부추기다가 옆에 있던 헤라에게 호되게 당한다. 화가 난 헤라는 아르테미스에게 "제우스가 너를 여인들의 사자(獅子)로 만들어 활을 들고 다니며 마음대로 여인들을 죽이도록 허락했지만 내 앞에서는 고개도 들 생각을 말아라." 하고 소리치며 여신의 두 손을 움켜잡고 화살을 꺾어 버렸다. 무섭고 냉혹한 아르테미스도 이때만큼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매정한 아르테미스이지만 약자들에게는 자비를 베푼다. 특히 아직 순결을 지닌 젊은 남녀에 대한 여신의 보살핌은 유별나다. '판다레오스(Pandareos)'의 딸들이 고아가 되었을 때 아르테미스는 그들에게 아름다운 자태를 선물했다. 또 자신을 숭배하여 여자를 멀리하고 자연을 벗삼아 숲에서 사냥을 하며 지내던 히폴뤼토스가 아프로디테의 노여움을 사서 죽게 되자 아르테미스는 이 젊은이를 기리기 위해 트로이젠 시의 처녀들에게 그를 노래로 칭송하게 하고 결혼 전야에는 머리를 잘라 그의 사당에 바치도록 하엿다. 또 히폴뤼토스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아르테미스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히폴뤼토스를 소생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자연의 섭리를 어기는 이런 행위는 못마땅하게 여긴 제우스는 오히려 아스클레피오스를 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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