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의 형제인 티탄들과 제우스의 형제들인 올림포스 신들의 싸움이 일어나기 이전에 티탄 크로노스가 지배하던 시절을 황금시대라고 한다. 이때는 신들과 인간들이 차별화되지 않고 갈등 없이 함께 살았다. 모든 것이 질서와 아름다움, 고요함과 즐거움뿐이었다. 인간들은 늙지도 않았고 질병도 슬픔도 괴로움도 없었다. 대지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생산해주었다.
그러나 마침내 신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전쟁이 벌어지게 되었고 그 갈등과 타협 끝에 신들은 서로의 영역을 분할하기에 이르렀다. 올림포스 신들은 싸움에서 패한 티탄들을 지하 깊은 곳 타르타로스로 내려 보내고 자신들은 높은 하늘에 자리 잡았다. 올림포스 신들 사이의 세력분할도 제우스의 중재로 잘 이루어졌다.

제우스는 이제 신과 인간의 자리를 뚜렷이 구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신과 인간에게 운명을 결정하여 나누어 주기 위해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불렀다. 제우스의 부름을 받은 프로메테우스는 신과 인간의 지위를 분할하기 위해 커다란 황소 한 마리를 끌고 왔다. 그는 소를 잡아 먼저 가죽을 벗기고 뼈에서 살을 떼어냈다. 그리고 한 쪽은 그 뼈를 모아 먹음직하고 희고 얇은 비계로 덮었고, 또 한쪽은 먹을 만한 고기와 내장들을 모아 먹지 못하는 소의 가죽으로 씌워놓았다. 그리고는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제우스는 단번에 프로메테우스가 자신을 속이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모른 체하고 “이쪽을 신들의 몫으로 정한다.” 고 말하면서 비계가 덮인 뼈를 골랐다.

이때부터 신과 인간의 관계가 달라지게 되었다. 즉 인간들은 신들의 몫으로 뼈와 기름을 태워 맛있는 냄새를 하늘로 올라가게 하였다. 인간들은 남은 고기와 내장을 차지하고 삶거나 구워서 먹게 되었다. 뼈는 먹을 수 없으나 썩지 않고 영원한 것이며, 고기는 금방 고약한 냄새가 나며 썩는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의 속임수를 통해 신들은 짐승의 생명력을 가지게 되었고 인간들은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인간들은 이제 덧없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 제우스가 속은 것처럼 했으나 이 모든 것은 제우스가 이미 신과 인간 사이에 미리 예정해 놓았던 운명이었고 프로메테우스는 그것을 도운 셈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을 속이려했던 프로메테우스에게 화가 난 제우스는 그를 응징하기로 마음먹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 몰래 회향나무가지를 하나 꺾어 하늘로 올라가서 불씨를 나무에 붙여와 인간들에게 주었다. 

제우스는 인간이 자유롭게 사용하던 불을 천상으로 가지고 가서 숨겨버렸다. 또 인간에게 생명의 곡식인 밀도 감춰버렸다. 당초에 불은 번갯불로서 제우스의 불이었는데 물푸레나무 꼭대기에 있었기 때문에 인간들은 그냥 그 불을 갖다 쓰기만 하면 되었다. 신들도 그 불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제우스가 불을 감추자 인간들에게는 큰일이었다. 그러자 프로메테우스는 회향나무가지를 하나 꺾어 하늘로 올라가서 불씨를 나무에 붙여와 인간들에게 주었다. 그러나 그 불은 결코 꺼지지 않는 천상의 불이 아니고 불씨를 옮겨온 불이라 불을 잘 간수하지 않으면 꺼져버리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했다. 또 제우스가 불과 함께 밀을 감추어 버려 인간들이 힘들어졌을 때도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을 위해서 밀알을 훔쳐왔다. 그리고 밀알을 땅속에 숨겼다. 그리하여 인간들은 땀 흘려 힘들게 밀알을 심고 경작하여야만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