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방울꽃
곽남경
행복해지고 싶다고 했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어둠도 빛날 수 있다고
허공뿐인 바닥에 뿌리내린 꽃도 자랄 수 있다고
희망이란 독을 탔다
내가 나를 품은 채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천천히 향을 내딛고 느린 걸음으로 하얀 생명으로
나아가 닿을 수 있다고
그저
가장 맑은 웃음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