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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그리움이 마음을 넘어
글쓴이 서수경
안녕, 그리운 나의 친구 종헌아.
어느새 방학도 끝나고 새 학년이 되는구나. 이렇게 너에게 글로 반가운 인사를 하게 되어 무척 기쁘구나. 잘 지내고 있지? 이사 온 후로 문자 편지는 몇번 한 것 같은데 이렇게 긴 글로 써 보기는 처음이지? 하고 싶은 말은 마음에서 넘치는데 무슨 말부터 먼저 해야 할 지 모르겠어.
구미로 이사오게 되어 너를 못 만나게 되긴 했지만 너와의 소중한 추억, 그리고 내 유치원 생활이 고스란히 기억된 원주는 잊지 않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렴. 네가 무척 보고 싶어.
구미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구미는 생각보다 좋은 도시야. 내가 살고 있는 옥계는 새 아파트가 많은데 지금도 자고 나면 봄나물 쑥쑥 돋아나듯 아파트가 생겨나고 있어. 그런데 웃긴 건 말이야, 이렇게 아파트가 쑥쑥 돋아나는데도 우리 학교는 구미에서 학생 수가 제일 많아서 2학년인 우리는 컨테이너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어. 웃기지?
그리고 구미에는 공장이 무척 많아. 공장이라고 하면 굴뚝이 떠오르고 시커먼 연기가 떠오를 텐데 그렇지는 않아. 첨단 기계, 전자 전기 공장이어서 오히려 도시가 깨끗하고 계획적으로 설계되었어. 거기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큰 문화센터가 바로 우리 집 옆에 있어서 수영도 하고 독서도 하고 여러가지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네가 구미로 놀러오면 꼭 같이 놀러 가 보고 싶어. 수영도 가르쳐 줄게.
또 하나, 금오산이라는 유명한 산이 있는데 그 산은 가파르게 올라간다고 해서 할딱고개라는 곳이 있대. 나는 아직 가 보진 못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숨을 할딱거리고 내쉰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대.
곧 봄꽃이 활짝 피겠지. 원주보다는 여기가 남쪽이니 봄이 먼저 올 거야. 화창한 토요일에 구미로 봄 나들이를 오렴. 너와 산책하며 즐겁게 재잘거리며 걷고 싶어.
이 편지를 읽게 되면 꼭 답장 해 줘.
건강하게 잘 지내렴.
2016년 2월 28일 너의 친구 소영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