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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눈 오는 날
글쓴이 최유진


                                                   눈 오는 날

                                                                                                   유나림(가현중 2학년)

 

  아침 9, 오늘따라 햇빛이 안 보이고, 몸이 으슬 으슬 추웠다. 창밖을 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어서 잠바를 입고 신발 신고 뛰쳐나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나갔을 때 사라지고 없을까봐 걱정 했다. 소복이 쌓인 것을 보니 폭신 폭신 차가운 구름 같았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굴리고 굴려 우리 집 강아지 얼굴 만한 공을 만들었다. 빨개진 손을 보고 유치한 궁금증이 생겼다. ‘하얀 것을 만졌는데 왜 손이 빨개질까? 하얀색이랑 빨간색은 전혀 다르잖아우선 그 생각은 젖혀두고 더 크게 크게 굴려 조금 거짓말을 보태 동생 얼굴만큼 커졌다.

  두드리고, 더하고, 두드리고멋지고 동글 동글한 공이 만들어졌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하얀 세상이 내가 항상 알고 있던 세상을 변하고 있었다. 몇 주후에 있을 시험도 걱정이 됐고, 빨개진 손과 얼굴도 분홍빛으로 옅어지고 있었다.

  동생이랑 깊은 고민을 나눴다. 이 공을 두고 갈 건지 가져갈 건지나도 물론 가져가고 싶지만 이 눈은 다른 눈보다 빨리 녹을 것이 뻔했다. 그저 우리의 욕심인 것을 알기에 그 공을 제자리에 두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