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나라동아리

글나라동아리

제목 [꿈꾸는기차] 2017 작은도서관 찾아가는 독서프로그램 문학아, 놀자 참여

'우화의 강' - 마종기 -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전문)

*****************************************************************************************************************************************

지난 토요일 김요아킴 시인께서 어느 시집, 어느 시인의 시를 읽느냐보다는 '언제나 시와 가까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지요.

최근에 딸에게 권해줄 시집 몇 몇 권을 사두었는데, 어제 펼쳐보니 꽤 괜찮은 책을 샀더군요.

거실. 깊이 잠든 아이들 셋 곁에서 작은 불 켜고 시집을 펼치니 유독 이 시가 마음에 닿았습니다.

이 시처럼 그러했던 내 시절의 친구들에겐 고마움이 밀려오고,

시원하고 고운 사람 친하기를 기대하는 설레임도 밀려왔습니다.

시인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꿈꾸는 기차]가 함께해서 더 행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