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전남 목포시 죽교동 82-74 전근옥
말하고 싶어도
입이 열리지 않아
그동안 하지 못한 말들이
비밀의 병속에 갇혀
아우성을 지른다.
그동안 아무것도 모른척
꿀먹은 벙어리 흉내를 냈지만
더 이상 외면 했다가는
비밀이 담긴 병이
자기 혼자서라도
열려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 온몸을 파고든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아픔 주는 비밀일수록
병속에 몰래 가둔 채
꺼내주기 싫었다.
찬바람 옷깃 스치는
추운 날에도
비밀 지키며 살아온
그림자 같은 시간이
비밀의 병속에서
나를 불러 세운 채
이제는 제발 꺼내달라고
손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