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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지은이
J.W. 피터슨/박병철역
출판사
히말라야
페이지수
38
대상
초등 2
언니가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여동생을 보면서 쓴 이야기다. 피아노 소리, 부르는 소리, 천둥소리도 듣지 못하지만, 작은 풀의 움직임을 볼 수 있고, 신나게 구르고 뛰는 놀이를 잘하는 동생이다. 그림을 연필로 스케치한 것처럼 그려 편안하고 잔잔한 느낌을 준다. 미디어 서평 눈으로 듣는 내동생 귀가 아픈게 아니에요 동심의 눈에 장애인들은 또다른 신비의 능력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비치기도 한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에서 듣지 못하는 자신의 여동생을 소개하는 어린 오빠에게도 동생은 “아주 특별한 아이”다. “내 동생은 피아노도 칠 줄 압니다. 손가락으로 전해지는 소리를 느끼는 거지요…손가락하고 입만 움직였을 뿐인데도 애는 금방 내 말을 알아 듣고는 따라옵니다.…나는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지만 내 동생은 아주 작게 흔들리는 풀잎도 볼 수 있습니다.” 전화벨, 초인종 소리를 못 듣지만 표정과 몸짓만으로 동생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이야기할 수 있다. 빛 없는 깜깜한 밤 여동생은 울보가 되곤 하지만 오빠가 무서움으로 뜬눈 새는 천둥 치는 밤에는 새근새근 잘도 잔다. 다른 이들이 오빠에게 묻는다. “귀가 안 들리면 아프지 않아?” “귀가 아픈 건 아니야.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를 이해하지 못할 때는 마음이 아주 아플 거야.” <한겨레신문 책과사람 02/05/04 노형석 기자> 청각장애 동생을 향한 언니의 애정어린 눈빛, 잔잔한 문장속의 '감흥'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과는 다른 세상에서 산다.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생각하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이 생기게 만든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그것은 다만 ‘불편함’일 뿐 ‘불가능’은 아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1995년 간)라는 작은 그림책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소리 속의 세상에서 정상적인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장애의 비극성을 강조하거나 장애인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눈물겨운 노력을 보여주거나 정상적인 사람들의 몰이해를 고발하거나 혹은 장애인에 대한 협조를 촉구하는 등등, 이같은 주제를 다루는 여늬 작품들과 이 작품은 분명히 다르다. ‘내게는 여동생이 하나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언니가 동생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동생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언니의 시선은 애정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언니는 동생이 귀엽다거나 좋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생을 위해서 무엇을 해준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다만 동생이 얼마나 특별하고 각별한가를 차분히 그려보일 뿐이다. 손가락으로 전해지는 소리를 느끼며 피아노를 치는 동생, 조심하라고 소리쳐도 듣지를 못하고 장난만 치는 동생, 아주 작게 흔들리는 풀잎도 볼 수 있는 동생, 아무리 ‘공’이라고 가르쳐도 ‘겅’이라는 소리를 내는 동생, 눈과 얼굴 표정에서 남들이 못보는 말을 읽어내는 동생…. 언니는 친구들에게, 소리가 안들리면 귀가 아픈 게 아니라고, 사람들이 자기를 이해하지 못할 때 마음이 아플거라고 말해줄 수 있다. 어두운 밤, 바깥의 소음이 잦아들고 세상이 텅 빈 느낌이 들면 동생이 깜깜한 밤에 가끔 울보가 되는 것은 이런 기분때문일까하고 짐작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동생을 부를 때는 소리를 지르는 대신 발로 바닥을 구르거나 먼 발치에서 몸을 크게 흔들어 보이거나 곁으로 다가가 팔을 만져줄 수 있다. 그리하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언니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동생은 소리를 넘어서 함께 놀 수 있다. 매번 반복되는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이 있습니다’라는 문장은 시로 승화된 사랑을, 사랑으로 가능한 이해를 보여준다. <조선일보 어린이책 00/12/09 최윤정(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