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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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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오래된 낡은 지붕 위
고양이, 새끼를 두 마리 낳아 길렀다
지붕을 덮은 큰 대추나무 그늘
여름 햇살을 막아주고
아침마다 새들이 날아와
함께 뛰며 행복하게 자랐다
가을 찬 바람 불어
나뭇잎 날아다니고
하늘은 우울할 만큼 어두운 날
새끼 한 마리 마당 가에서 죽어가고 있다
형제와의 이별을 아는지
지붕 위에는 풀이 죽은 또 다른 한 마리
힘없이 앉아 있다
그러고 보니 어미가 보이지 않는지 오래되었다
남아 있는 새끼 고양이
외로운 생각에 빠져 있다
찬 바람 불기 전에 떠나야 할까
돌아가야 하나
과거 어느 때에도
이런 날씨에 섭섭한 마음으로 돌아간 적 있는데
오늘같이 우울한 날
이생을 떠나려니
더욱 우울하다
초저녁이 닥아오는 시간
잠시 후면 꿈의 등불이 하나둘 켜질 것인데
지금 꿈속에 빠져 이별해야 하나
유달리 가슴 아프게 남은 미련도 없는데
여름 내내 뛰어다니며 잘살아 봤는데
이제 끝내야 하나
생각이 지친 녀석이
천천히 몸을 뉘었다
지켜보는 내가 무서워
자세히 바라보니 몸통이 들썩이며 숨은 쉰다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외로운 마음도 들어 눈물이 났다
그래 이대로 잠이 들면
영영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어지러운 잡동사니 사이
누워 있는 새끼 고양이
큰 대추나무 아래
세상은 조끔씩 꿈의 문이 열려
돌아가기 좋을 만큼 어둡고
섭섭한 바람 불고
고양이 한 마리 누워 있는 주변에
살아 있는 것 흔적 하나 없는
멍한 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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