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목사님을 찾아가 물었다.
"목사님, 저는 사는 게 너무 힘듭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스트레스로 인해 너무나도 불행 합니다. 제발 저에게 행복해지는 비결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목사님은
"제가 지금 정원을 가꿔야 하거든요. 그동안에 제 가방 좀 가지고 계세요.”
라고 부탁을 하였다.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다. 그는 행복의 비결을 말해주지 않고 가방을 들고 있으라는 부탁에 당황하기는 했지만, 정원 가꾸는 일이 급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겁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30분쯤 지나자 어깨가 쑤셔 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목사님은 도대체 일을 마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참다못한 이 사람이 목사님께 물었다.
"목사님, 이 가방을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합니까?”
이 말에 목사님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 무거우면 내려놓지 뭐 하러 지금까지 들고 계십니까?”
바로 이 순간 이 사람은 커다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이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 된다는 것을. 내려놓으면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지는데, 그 무거운 것들을 꼭 움켜잡고 가지고 있으려고 해서 힘들고 어려웠던 것임을. 혹여 우리는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모두 내려놓아야 행복이 바로 옆에 있음을 발견하여야 함에도 어리석기 그지없다. 내려놓고, 더 내려놓고 여유롭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오늘은 ‘비우는 것으로 시작하라’는 목사님 말씀을 마음에 담아 보는 날이다.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었다면 칭기즈칸에겐 야율초재가 있었다.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고 오직 능력만 보고 인물을 썼던 칭기즈칸이 한낱 피정복민의 젊은 지식인에 불과했던 야율초재를 그토록 신임했던 이유는 천문, 지리, 수학, 불교, 도교, 할 것 없이 당대 모든 학문을 두루 섭렵한 그의 탁월한 식견 때문이었다. 하늘과 땅과 인간, 그리고 세상 만물의 이치를 꿰뚫어 봤던 야율초재! 그가 남긴 아주 유명한 명언이 하나 있다.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여일리불약제일해, 생일사불약멸일사)"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는 지혜로운 말씀이다. 큰 가르침은 시대를 관통한다. 이 가르침을 실행하여 성공한 이가 스티브잡스이다. 잡스가 자신이 설립한 애플사에서 쫓겨났다가 애플이 망해갈 즈음 다시 복귀하였다. 그가 애플에 복귀한 뒤 맨 처음 시도한 것은 새로운 제품을 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제품을 제거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수 십 개에 달하던 애플제품을 단 4가지 상품(전문가용, 일반인용, 최고사양, 적정사양)으로 분류 압축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없앤다. 그 결과 기울어 가던 애플을 살려낸다. 불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제거한 결과 다 망해가던 애플은 어느덧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되었고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법정스님이 주창하신 ‘무소유’를 다시 생각한다. 스님의 무소유는 아무 것도 소유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심과 욕망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임을 되새긴다. 채울 것인가 비울 것인가….
채움과 비움은 세간의 화두이다. 인간의 욕심과 욕망은 어쩌면 본성에 가까워 범인들은 비우고 산다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그러기에 현자들의 지혜를 빌려 마음을 곧추 세우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저 바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