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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이, 두쪽이 |
어떤 곳에 세 딸을 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눈밖에 없는 어머니가 낳은 딸들은 눈이 각각 달랐습니다.
첫째 딸은 눈이 하나뿐이므로 '한눈이'라 짓고, 둘째 딸은 눈이 둘이므로 '두눈이'라 지었으며, 셋째 딸은 눈이 셋이기 때문에 '세눈이'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어머니는 세 딸 중에서 한눈이와 세눈이만 좋아하고 두눈이는 까닭없이 미워했습니다.
"두 눈을 가진 너는 천한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없어. 너는 우리 식구가 아니야."
한눈이와 세눈이도 어머니와 함께 두눈이를 미워했습니다. 그래서 두눈이에게는 항상 낡고 떨어진 옷이나 던져 주고, 음식도 먹다 남은 빵부스러기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두눈이는 염소를 몰고 들판으로 나가면서 눈물을 흘리곤 하였습니다.
하루는 배가 너무 고프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파서 개울가에 앉아 울고 있는데,
"두눈아, 왜 여기서 울고 있니?"
하고 누군가가 묻는 것이었습니다.
두눈이가 놀라 쳐다보니, 천사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웃고 있었습니다.
"예, 너무도 배가 고프고 머리가 아파서 울었어요."
"두눈아, 오늘부터 배고파 울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내가 그 방 법을 가르쳐 주지."
그러면서 그 여인은 두눈이의 손을 잡고 노래하듯 말했습니다.
"염소야, 울어라! 밥상아, 차려져라!"
그러자, 두눈이의 앞에 여러 가지 음식이 가득 차려진 밥상이 나타났습니다.
"자, 어서 먹어라. 네 착한 마음씨에 하느님이 감동하셨단다."
두눈이는 고맙다고 말하고 허겁지겁 달려들어 정신 없이 먹었습니다.
"자, 음식을 다 먹었으면 이렇게 말하렴."
천사 같은 그 여인은 다시 말했습니다.
"염소야, 울어라! 밥상아, 이젠 가렴!"
그러자, 밥상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이젠 알겠지? 필요할 때만 부르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부르지 말아라.
"이 말을 남기고 그 여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두눈이는 놀랍고도 한편 고마워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다음 날부터 두눈이는 배를 곯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새 두눈이의 행동이 이상하지?"
한눈이와 세눈이는 이렇게 수군거리며 어머니께 두눈이의 뒤를 따라가 봐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너희들 좋을 대로 하렴."
그리하여 다음 날 아침 두눈이가 염소를 끌고 들판으로 나가자, 한눈이와 세눈이는 그 뒤를 살금살금 따라갔습니다.
이런 줄도 모르고 두눈이는 들판 개울가에 나오자 어제처럼 주문을 외웠습니다.
"염소야, 울어라! 밥상아, 차려져라!"
그러자 먹음직스런 밥상이 두눈이의 앞에 차려지는 것이었습니다.
"오라, 바로 저것이구나! 두눈이가 요새 빵부스러기를 먹지 않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한눈이와 세눈이는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고자질했습니다.
두눈이를 미워하는 어머니는 크게 화를 내며, 두눈이가 사랑하는 염소를 죽였습니다.
사랑하는 염소가 피를 흘리며 죽는 것을 본 두눈이는 들판으로 달려나와 슬프게 울었습니다.
그런데 천사 같은 여인이 또 나타나서, 두눈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해 주었습니다.
"두눈아, 눈물을 거두고 집으로 돌아가렴. 그리고 염소의 내장을 얻어서 대문 앞에 묻어 두어라. 너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이 다."
두눈이는 급히 집으로 돌아와 그 여인이 일러 준 대로 했습니다.
그러자, 다음 날 아침 그 자리에서 이상한 나무 한 그루가 솟아나 아름다운 향기를 뿜었습니다. 그 나무는 황금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아 보는 사람의 눈을 황홀하게 했습니다.
욕심 많은 어머니가 한눈이에게 나무 위에 올라가서 황금 열매를 모두 따 오라고 했습니다. 한눈이는 나무 위에 올라가서 열매를 따려고 했지만 가지가 흔들리는 바람에 딸 수 없었습니다. 세눈이도 올라갔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에이, 그것도 못 따느냐? 그럼 내가 올라가서 따 봐야지."
그러나 어머니도 황금 열매를 따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가지를 휘어잡고 따려고 해도 손이 닿지 않았습니다.
두눈이가 보다못해 나무 위로 올라가서 황금 열매가 열린 가지에 손을 대었습니다.
그러자, 가지가 저절로 굽혀지면서 황금 열매가 두눈이의 손에 닿는 것이었습니다.
두눈이는 기쁜 마음으로 열매를 따서 형제들에게 던져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못난 두눈이만 황금 열매를 딸 수 있다는 데 더욱 화가 나서, 두눈이를 전보다 더 구박하고 미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앞을 지나가던 젊은이가 빛나는 나무를 보고 다가왔습니다.
늠름한 젊은이가 가까이 오자, 한눈이와 세눈이는 재빨리 두눈이를 통 밑에 감추고 자기들이 나무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했습니다.
"저 아름다운 나무의 가지 하나만 얻을 수 있을까요? 그 대신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아, 그야 어렵지 않지요."
한눈이와 세눈이는 얼른 나무 위로 올라가 가지를 꺾으려고 했지만, 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참 이상하군요. 당신들이 나무의 주인이라면서 나뭇가지 하나 꺾지 못하다니!"
그 때 통 밑에 있던 두눈이가 황금 열매 하나를 굴렸습니다.
"아니, 이 황금 열매는 어디서 굴러 온 겁니까?"
젊은이가 놀라면서 물었습니다.
"그건 두눈이의 짓이에요. 그 앤 우리 식구지만, 천한 보통 사람들처럼 두 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 앞에 내세울 수가 없답니다."
젊은이는 통을 들추며 말했습니다.
"두눈이 아가씨, 이리 나와요. 아무도 당신을 흉보지 않습니 다."
두눈이는 부끄러워하며 통 밑에서 기어 나왔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아가씨로군!"
혼자 중얼거리던 젊은이는 두눈이에게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하나 꺾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두눈이는 곧 나무 위로 올라가서 황금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나뭇가지를 꺾어 젊은이에게 주었습니다.
"오, 그러고 보니 이 나무는 아가씨의 것이군요. 이제야 모든 걸 알겠소."
젊은이는 이렇게 말하면서 두눈이를 자기의 말에 태웠습니다.
"두눈이 아가씨, 나와 결혼해 주시오. 나는 이웃 나라 왕의 아들입니다."
두눈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얼굴만 붉혔습니다.
그 후 두 사람은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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