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820 ~1910)

우리는 간호사를 흔히 ‘백의의 천사’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나이팅게일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1820년, 영국 귀족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좋은 집안에서 자라난 그녀는 어려운 일이라고는 전혀 모르고 자랐지만, 가난한 사람들이나 병든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돌봐주는 상냥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소녀였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저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간호사라니? 그건 말도 안 된다! 귀족의 딸이 어떻게 그런 천한 일을 한단 말이냐?”
당시만 해도 병자를 돌보는 일은 천한 계급의 사람이거나 매우 가난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게다가 병원 시설도 매우 열악했기 때문에, 나이팅게일의 부모님들은 그녀가 간호사가 되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이팅게일은 독일, 프랑스에 가서 간호법을 공부하였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그녀는 33살에 런던 병원에서 원장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1854년, 흑해의 크림반도에서 ‘크림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영국과 프랑스의 연합군이 서로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쟁은 점차 연합군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갔지만 부상병이 너무 많았습니다. 게다가 이들을 간호할 간호사와 의료시설도 매우 취약하였습니다. 어느 날 육군 장관인 허버트가 부상병의 간호를 부탁하는 편지를 나이팅게일에게 보냈습니다.
  “크림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에서 우리 영국군 병사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의사와 약품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부상병을 돌볼 간호의 손길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육군 장관으로서 정부의 비용으로 간호사를 그 곳에 파견할 계획입니다. 귀하께서 간호사단의 단장을 맡아 병사들을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나이팅게일은 즉시 34명의 간호사를 데리고 전쟁터의 야전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나이팅게일은 밤잠도 자지 않고 열심히 부상병들을 간호하였습니다.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부상당한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정성껏 간호하였습니다. 이러한 모습에 감동한 병사들은 나이팅게일을 가리켜 ‘크림의 천사’ 혹은 ‘백의의 천사(하얀 옷의 천사)’라고 불렀습니다.

1856년, 오랜 전쟁이 끝나고 전선에서 돌아온 나이팅게일은 간호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간호법의 개혁과 위생 사상의 보급에도 힘을 썼습니다. 또한 가난한 빈민굴로 찾아가 간호활동을 펼치면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주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이러한 공로가 인정되어 1907년에 영국의 에드워드 7세로부터 메릿 훈장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만국적십자사에서는 ‘나이팅게일상’을 정하여 해마다 세계 각국의 우수한 간호사를 표창하고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1910년, 90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때 세상의 간호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병자의 간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