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876 ~ 1914)

주시경은 1876년 황해도 봉산군에서 가난한 선비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로부터 한문을 배웠던 그는 매우 총명하여, 한문을 잘 익혀나갔습니다. 또한 주시경은 한 번 품은 의문을 해결할 때까지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성격도 있었습니다. 13살이 되자 주시경은 큰 아버지의 양자가 되어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주시경은 서울에서도 한문을 계속 배우는 한편, 1894년 9월 배재학당에 입학하여 박세양과 정인덕으로부터 신학문을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 당시 조선은 옛날부터 배워온 학문과 서양으로부터 받아들인 신학문이 뒤섞여 있던 시대였습니다.

1896년 4월 주시경은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독립신문사 회계사무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때 주시경은 생각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한문을 많이 사용하고 있구나. 하지만 한문은 너무 어려워 일반 사람들은 읽을 수가 없어! 세종대왕이 만드신 한글도 아직 완전하지 않고…… 어떡해야하나?”

이 때부터 주시경은 국어 음절의 과학적인 연구를 시작하면서, 순 한글로 된 신문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글 표기통일을 해결하기 위하여 ‘국문동식회’를 조직하여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1905년, 우리나라와 일본간에 ‘을사조약’이 맺어졌습니다. 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서양의 나라로부터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빼앗아간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지만, 힘이 없는 조선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을사조약 이후에도 일본은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하기 위하여 갖은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를 본 주시경은 생각하였습니다.
  “큰일이야~. 이러다간 일본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자기네 나라로 만들어 버리겠어! 그렇게 내버려 둘 순 없어. 우리나라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래! 우리나라의 말과 글을 완전하게 만들자!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은 절로 뭉칠수가 있어. 말은 나라를 이루는 근본이야.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는 거야!”

주시경은 우리 나라가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기 전에 국어 문법을 확립하고 보급해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국어 연구에 힘써 ‘국어 문전 음학’, ‘국어 문법’ 등의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한글을 전파 시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사랑하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스스로 한국인임을 잊어버리고 일본인들에게 굴복하게 될 거야! 하루빨리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우리의 말과 글을 전파시켜서, 한국인임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해!”
주시경은 숙명여자 고등학교를 비롯하여 다른 9개의 학교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일요일에는 조선어 강습원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보급하는 데 전념하였습니다.

1910년, 우리나라는 결국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빼앗기는 치욕스런 일을 당하였습니다. 심지어 일본은 우리 민족의 정신까지 없애기 위해 우리의 말과 글 사용을 금지시켰습니다. 주시경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국어를 연구하고 널리 보급시키는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리하여 1910년에는 ‘국어 문법’을 수정하여 펴내기도 하고, ‘조선어 강습원’을 설치하여 우리말과 글을 강의하였습니다. 1914년에는 ‘말의 소리’를 펴내고, 우리말 큰 사전 편찬 작업을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주시경은 국어 운동의 선구자로서 한글의 보호와 발전에 일생을 바쳤습니다. 그리고 최현배, 장지영, 이병기 등의 제자를 길러내, 1922년에는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마침내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제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주시경이 없었다면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일제시대에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우리가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주시경의 한글 사랑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한글을 사랑하고 올바른 한글을 사용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