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822 ~ 1846)

김대건은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부로, 조선 시대에 천주교 교리와 문화를 전파하다가 죽은 순교자입니다.

김대건은 1822년, 충청남도 내포 당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 집안이었습니다. 김대건의 증조할아버지 진후는 50세 때 교인이던 아들의 권유로 천주교에 입교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조선 사회의 천주교 박해로 인해, 여러 차례 검거되어 고난을 겪다가 1814년 충청남도 해미 옥중에서 순교 했습니다. 이에 김대건의 할아버지 택현은 감시의 눈길을 피해 가족들을 데리고 경기도 안성으로 이사하였고, 김대건은 이 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그의 아버지 제준은 다시 내포로 이사하여, 신앙 생활을 하다가 1839년 기해박해 때 한양 서소문 밖에서 순교했습니다.
 
이처럼 천주교 집안에서 자라난 어린 김대건 역시 신앙심이 깊고 총명하였습니다. 그가 15살 때 프랑스인인 모방 신부에게 세레를 받고, ‘앙드레’라는 세레명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조선은 천주교를 나쁜 종교라고 탄압하였습니다. 그래서 신해박해, 신유박해 등으로 많은 천주교인들이 순교를 당하였습니다. 모방 신부는 천주교인 박해 때문에 조선 국내에서는 조선인 성직자 양성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김대건을 비롯한 세 명의 신학생들을 뽑아, 파리 외방전교회 동양대표부가 있는 마카오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모방신부는 이들에게 라틴어와 함께 성직자로서의 기본소양을 가르친 후, 세 명의 신학생들을 중국인 신부인 유방제 신부와 함께 마카오로 보냈습니다. 1837년 6월, 무사히 마카오에 도착한 김대건은 최양업, 최방재 등과 함께 파리 외방선교회에서 프랑스어, 라틴어, 신학, 철학 등 새로운 학문을 두루 배워 나갔습니다.

공부를 마친 김대건은 1845년, 국경을 넘어 한양에 몰래 들어왔습니다.
  “박해로 죽은 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를 결코 헛되이 해서는 안돼! 하느님의 말씀을 조선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시킬거야!”

그는 비밀리에 집회를 열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시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조선 정부의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거세어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습니다. 그는 4년간을 그곳에서 머무르면서 천주교 교리 공부에 열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때 김대건은 페레올 주교로부터 신품성사(신부가 될 부제가 주교로부터 받는 성사)를 받았는데, 이로써 마침내 한국인 최초의 신부가 탄생하였습니다. 신부가 되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김대건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활발한 전도 활동을 펼쳐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교리를 배우고, 영세를 받기 위해 찾아들었습니다.

그러나 1846년 6월, 만주에 머물고 있는 메스트르 신부 등이 조선으로 들어오는 것을 돕기위해 서해안 길을 개척하다가 관헌에게 잡히고 말았습니다. 체포된 김대건 신부는 국가의 금령을 어기고 출국한 사실 및 천주교의 신부임이 밝혀지면서, 40차례의 혹독한 고문을 당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대건 신부를 취조한 관리들은 그의 신학문에 대한 조예와 서양어는 불론 중국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사실 김대건 신부는 당시 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서양학문을 정식으로 공부하였고, 여러나라의 외국어를 구사하였던 것입니다. 김대건 신부는 결국 1846년 9월, 25살에 한강 새남터에서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1984년 한국 가톨릭 2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에 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다른 나라 순교자 102명과 함께 성인으로 추대되었습니다. 우리는 김대건이 조선 최초의 천주교 신부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라, 그의 열성적인 전교활동과 경건하고 당당한 신앙자세 때문에 이후 천주교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