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595 ~ 673)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민족 통일을 이루는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 바로 김유신입니다. 김유신은 신라 진평왕 15년 가을 밤에 태어났습니다. 특히 그의 어머니, 만명 부인은 금빛 갑옷을 입은 아이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 품안에 안기는 태몽을 꾼 후 김유신을 낳았습니다. 김유신이 태어나자마자 만명 부인은 깜짝 놀라 말했습니다.
  “여보, 이 아이 좀 보세요! 등에 일곱 개의 검은 점이 마치 북두칠성 같아요!”
  “허허! 우리 아들이 일월성 일곱 별의 정기를 타고 났구려!” 하며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김유신은 무럭무럭 자라 화랑이 되었습니다. 이 무렵 신라에서는 품행이 바르고 용모가 빼어나며 가문이 좋은 소년들을 뽑아 화랑으로 삼았습니다. 이 화랑들은 도의를 닦으며 서로를 아끼고, 시와 음악을 즐기며 이름난 산과 내를 찾아다니며 넓고 큰 뜻을 키웠습니다. 15살에 당당히 화랑이 된 김유신도 장차 훌륭한 장수가 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이런 김유신에 관련된 일화는 매우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일화 2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느 날, 김유신은 친구들과 함께 남산으로 말을 타고 갔다가 내려오면서 어느 술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술집에는 천관이라는 젊은 기생이 있었는데 얼굴도 예쁘고 머리도 매우 영특하였습니다. 그래서 김유신은 이 술집에 자주 들렀습니다. 김유신이 신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술을 마시자, 옆에서 천관이 한 마디 하였습니다.
  “삼우가 만나야 삼통을 하옵니다.”
  “그 말의 뜻이 무엇이냐?”
  “삼우는 세 벗을 말하는 것이오, 삼통은 삼국 통일을 말하는 것입니다.”
김유신은 깜짝 놀라 천관을 바라보았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내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김유신은 기생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이 신기하여 천관이 있는 이 술집에 더욱 자주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안 만명부인이 하루는 김유신을 불렀습니다.
  “너 요즘 술집에 다니면서 기생을 만나다는 것이 사실이냐?”
  “사실이옵니다. 천관이라는 똑똑한 기생이옵니다.”
  “네 이놈! 15살밖에 안 된 소년이 벌써부터 어른 흉내를 내느냐? 한창 심신을 닦고 있을 화랑으로서 술집을 드나들다니!”
김유신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술집에 가지 않겠다고 어머니께 굳게 다짐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 김유신은 잔치 집에 초대를 받아 술을 마신 후 말을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달은 밝고, 바람은 차고……, 삼국 통일이라?” 

김유신은 말 위에서 흥얼거리다가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 뒤에 말이 멈추자 김유신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여기가 어딘고?”
주위를 둘러 본 김유신은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바로 천관이 있는 그 술집이었습니다.
  ‘이 말이 나의 결심을 깨뜨리다니! 주인의 뜻도 모르는 말을 계속 탈 수가 없다.’
김유신은 바로 말에서 뛰어 내려 자신이 아끼는 명마의 목을 베어버렸습니다. 이 일화는 김유신의 굳은 의지를 잘 보여주는 일화로 유명합니다.

또 김유신의 일화로 유명한 것은 바로 원술 이야기입니다. 원술은 김유신의 둘째 아들로 당나라와의 싸움에 참가하였습니다. 그러나 패하고 돌아오자 김유신은 지고 돌아온 아들의 처분을 엄격히 하였습니다.
  “원술은 왕명을 욕되게 했고, 전장에 나아가 물러서지 않는다는 가훈을 어겼으니, 당연히 목을 베어야 한다.”
왕은 원술을 용서해 주라고 명령하였으나, 김유신은 그리하지 않았습니다. 원술은 너무나 부끄러워 집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일화입니다.

김유신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가정에 대해서도 늘 엄격하였습니다. 그의 이런 성품 때문에 삼국 통일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