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1746 ~ 1827)

1746년 1월 1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난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는 ‘고아의 아버지’이자, 청소년 교육에 일생을 바친 ‘근대 교육의 아버지’입니다.

페스탈로치의 아버지는 의사였지만 집안 살림살이는 그리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병을 잘 고치기는 했지만,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모두 돈을 안 받고 치료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페스탈로치가 다섯 살 때에 그의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집안은 더욱 기울게 되었습니다.
  “에이~ 오늘도 빵밖에 없잖아. 엄마, 고기는 없어요?”
어느 날 페스탈로치 형제가 음식 투정을 하자 어머니는 부드럽게 타일렀습니다.
  “우리보다 더 가난한 고아원 아이들을 생각해야지. 그 애들은 이 빵도 제대로 못 먹는단다. 게다가 학교도 못 다니고……, 그 아이들이 고생하는 걸 생각한다면 투정을 부려서는 안돼”
어머니의 이 말은 어린 페스탈로치의 마음 속 깊이 새겨졌습니다.

어린 페스탈로치는 방학이 되면 할아버지 댁에 머물렀습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목사였는데, 늘 어린 페스탈로치를 데리고 다니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병든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가 위문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영향은 페스탈로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자신 역시 순탄한 출세의 길을 버리고, 돈도 명예도 안 생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편이 되어 도와주고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 것입니다.
  ‘좋아, 나도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거야! 따뜻한 사랑으로 힘든 사람들을 보살펴 줄 거야.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지?’
어린 페스탈로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뭘 해야 할 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래! 난 어른이 되면,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를 세울 거야. 그것도 회초리가 없는 즐거운 학교를 말이야!’ 

이러한 그의 결심은, 대학생 시절 루소가 지은 ‘에밀’(인간성을 잃은 그 당시 교육의 단점을 지적하고 자유로운 새 교육법을 제시함)을 읽고는 더욱 굳건해졌습니다.

1769년, 페스탈로치는 대학생 시절 ‘애국자 단체’라는 모임에서 같이 활동하였던 ‘안나’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1771년에는 인도주의적이고 종교적으로 청소년을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노이호프’(새로운 희망의 마을)에 농민 학교를 설립하여,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모아 교육시키는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재정난 때문에 실패로 끝나버렸고 그 후부터는 사색과 저술 활동에 몰두하였습니다.

1798년, 이웃나라 프랑스에서 ‘프랑스 혁명’(왕과 귀족들의 억압 정치에 반대해 가난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가 스위스에도 밀려왔는데, 페스탈로치는 슈탄스에 고아원을 설립하여 전쟁고아들을 돌보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모든 아이들을 자기 자식처럼 깊은 사랑으로 대하자, 아이들은 그를 “아버지, 아버지” 라고 부르며 그를 따랐습니다. 페스탈로치는 교육에도 힘을 써 부르크도르프, 이베르돈에 학교를 세워 시청각 교육(여러 가지 물건을 실제로 눈으로 보게 하면서 가르치는 방법)이라는 독자적인 교육방법을 시도하였습니다. 또한 글이나 말로만 떠들지 않고 구체적으로 사랑의 교육을 실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유명한 일화로, 페스탈로치는 자주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땅에 떨어진 유리조각을 줍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는 혹시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 다니며 놀다가 발을 상하게 될까 걱정스러워서였다고 합니다.

이렇듯 고아의 아버지요, 사랑의 교육자였던 페스탈로치는 1827년, 81살의 나이로 조용히 일생을 마쳤습니다. 그의 무덤에 세워진 비석의 글은 인류를 위해 애를 쓴 그의 평생의 사업을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 고이 잠들다.… 노이호프에서는 가난한 사람을 구하였고, 슈탄스에서는 고아의 아버지, 부르크도르프에서는 새 초등학교의 창설자, 이베르돈에서는 인류의 교육자였다.… 모든 일을 남을 위해서만 베풀었을 뿐, 그 자신을 위해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이름에 축복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