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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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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는 망하고 국민은 흩어졌으나 오직 산과 강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말.
[國 나라 국/破 깨뜨릴 파/山 뫼 산/河 강 하/在 있을 재]
이것은 당(唐)의 두보(杜甫)(712∼770)의 五言律詩 「春望」의 최초의 一句이다. 두보는 年來의 소망이 이루어져 우위솔부(右衛率府) 주조참군(胄曹參軍)이란 관직을 받은 것이 四十三세시였다. 이젠 소망도 이루어지고, 안정된 생활도 할 수 있다고 생가하던 차에, 돌연 안록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켰다. 안록산은 東北方의 절도사(節度使)로서 十八萬이 넘는 병력을 쥐고, 지금의 北京에 가까운 범양(范陽)에 있었는데, 實은 현종(玄宗)황제를 좌우에서 모시는 不忠의 臣들을 토벌한다고하며 거병을 하였다. 서기 七五五年 十一月의 일이다. 파죽지세로 남하한 그는, 정월에 東都인 낙양(洛陽)을 함락시킨후 대연(大燕) 황제라고 일컬었다. 그 해 五月, 長安도 위기에 빠져, 玄宗 황제를 비롯한 관리나 귀족들은 부득이 피난을 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두보는 처자가 있는 長安의 東北方의 시골로 목숨만 살아 탈주하였던 것이다. 그 곳도 안전하다고 볼 수가 없어서 더한 산골인 강촌(羌村)이라는 마을로 처자를 疎開시킨 두보는, 당시 玄宗의 태자로, 西方의 영무(靈武)라는 시골에서 즉위한 숙종(肅宗)을 찾고자 출발하였지만, 도중에서 적병의 손에 붙잡혀, 수인(囚人)으로 長安에 압송되었다.
그는 이렇게 하여 붙잡힌 몸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벼슬이 높지도 않고, 또한 백발이 성성한 약하디 약한 노인이었기 때문에-두보는 대단히 빨리 늙었었다-생명을 보전하였을 뿐 아니라 감시도 비교적 소홀하였다. 그 까닭에 두보는 병화로 여지없이 파괴된 서울의 모습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안록산은 원래 胡人(오랑캐)이다. 따라서 그는 胡人만으로 조직된 군대를 기르고 있었다. 우락부락한 胡兵들은 저 잘난 체 하고 말을 달리니, 부녀자들은 공포에 싸였으며, 거지 행세로 거리를 기웃거리는 王孫 公子들도 있었다. 두보 자신도 또한 사람의 눈을 속여가며, 長安의 거리를 거닐며 슬픈 풍물을 보고는 그 비애를 많은 시로 읊었던 것이다. 「春望」도 또한 그 하나이다.
國破山河在―
그것은 서울의 건물이 파괴되었다든가, 唐室이 안록산에게 졌다든가 하는 것 뿐이 아니라, 나라가 파괴되고, 질서도 어지럽고, 기구도 엉망이며, 인민의 의탁할 곳이 전혀 없어졌다 라는 슬픔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안록산의 난은 그 후 사사명(史思明) 父子의 난으로 끌고 가서 완전히 평정되기에는 九年間이란 세월이 필요하였다. 더구나 당시에 있어서는 세계 제일의 대국가였던 唐朝가 이 난으로 말미암아, 極盛期의 질서와 위력을 회복할 만한 실력도 잃고 또한 무인(武人)이 할거(割據)하여 자신도 모르게 쇠퇴해가고 말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唐朝의 기초는 이때 무너졌다고 말 할 수 있다. 나라가 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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