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이들에게 일기를 매일 쓰도록 지도하는 이유는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일기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써야 인내력이 향상되고 평생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하루 이틀 일기를 쓰지 않는 날이 많아지다 보면 급기야 일기쓰기에서 멀어지고 다시 습관이 되도록 지도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일기를 쓰기 싫을 때가 있고, 실제 쓸거리가 없는 날도 있다. 성인도 기분이 우울하거나 큰 걱정거리가 있거나 몸이 불편할 때는 만사를 제쳐놓고 쉬고 싶은 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아이가 일기쓰기를 싫어하는 날은 일방적인 강요보다는 관심이나 또 다른 방법으로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즘은 일 주일에 하루는 일기를 쓰지 않는 날로 배려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그렇게 선생님이 일기를 쓰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한 날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날 아이가 일기를 쓰기 싫어할 때는 부모님은 당황하게 된다. 이런 경우  부모님은 선생님께 알리는 글을 지접 쓰거나 일기의 내용으로 동시를 소개하도록 함으로써 아이의 입장을 배려할 수 있다.   

아이에게 아예 일기를 쓰지 않도록 배려하고자 했다면, 부모님이 아이의 일기장에 선생님께 보내는 글을 간단하게 적는 것이 좋다.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나 아이가 일기를 쓰지 못하는 이유 등 선생님께 전할 수 있는 내용은 다양할 것이다.

‘동시 소개하기’는 아이가 일기 대신 좋은 동시를 일기장에 소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는 내용도 짧을 뿐 아니라  내용이 밝아 그날 글쓰기가 싫었거나 기분이 울적한 아이가 읽고 옮겨 쓰기가 좋다. 아이의 책상에 몇 권의 동시집을 마련해 주면 일기에 소개하지 않는 날에도 아이는 쉽게 동시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최종정리일 2005년 4월 2일. 이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