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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진 (g0077) 중등부 우수상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을 전한 혜곡 최순우를 읽고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을 전한 혜곡 최순우를 읽고
전남 목포 덕인중학교
1학년 2반 전대진

나는 길게 보였던 여름방학이 서서히 끝나가는 오늘, 평생을 우리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우리 문화재를 소재로 600편이 넘는 글을 남긴 혜곡 최순우 선생님을 책속의 길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우리 조상들이 남긴 문화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나는 외가 집이 있는 서울에 한 번씩 갈 때마다 용산에 자리잡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빠지지 않고 찾아가는 편이지만 이 책에서 내가 처음 만난 최순우 선생님은 박물관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 많은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만약 최순우 선생님에게 젊은 남자가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지도 못한 채 진열장 안에서 푸른빛으로 반짝이는 고려청자나 유물에 대해 그토록 큰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랑스런 우리 문화재를 널리 알리는 일에 열심이던 젊은 박물관장 고유섭을 만난 최순우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문학 공부를 계속하기 힘든 것을 이야기 했다가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는 장차 나라에 보탬이 되는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상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우리 역사와 조상들의 손때가 묻은 문화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어쩌면 미리 정해진 운명처럼 보였다.
나는 송도고보를 졸업한 다음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군청 고적계 서기로 들어간 최순우 선생님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하면서 스승처럼 존경하던 고유섭이 젊은 나이에 죽자 개성 부립 박물관장을 돕다가 박물관 서기로 자리를 옮기고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고 알리는 일을 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국립 박물관 개성 분관의 정식 직원이 되어 고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늘빛을 닮은 청자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한 글을 신문에 발표한 다음 고려청자 전문가로 불리 우게 된 것은 청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강했기 때문이란 걸 알았다.
내가 책속에서 만난 최순우 선생님은 해방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 민족의 비극으로 알려진 6.25 전쟁이 일어나자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은 우리 문화재를 탐내는 일본인들에 맞서 선조들의 유물을 되찾는데 힘쓴 전형필이 보화각에 보관 중이던 귀한 문화재를 북한군이 옮겨가려 했으나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어 위기를 모면하는 재치를 발휘한 것이 놀라웠고 미군정청의 협조를 얻어 우리 문화재를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서울에 도착한 최순우가 죽은 줄로 알았던 바둑이를 만난 것이 기적처럼 보였다.
그리고 60점에 이르는 서역 벽화를 비롯한 중요문서와 서책을 포장하여 부산으로 옮긴 최순우 선생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문화재 옮기는 일을 끝내고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 성격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이중섭을 비롯한 여러 화가들을 만나 박물관 화랑에서 현대미술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우리의 옛것을 소중히 하는 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을 만나 조상들의 얼이 담긴 우리 문화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우게 된 것이 다행스러웠다.
내가 볼 때 자신의 이익을 앞세워 유물을 무작정 사들인 것이 아니라 우리 유물이 나라 밖으로 흘러 나가는 것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서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모두 써가면서도 고미술품을 사들인 전형필의 마음속에서 문화재를 사랑하는 바른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오늘 이 책을 읽으며 6.25 전쟁이 끝나자 고향인 개성은 이제는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북한 땅이 되고 말았으나 피난살이를 하면서 친해진 화가들과 만나 미술에 대한 관심을 기울인 최순우 선생님이 국립 박물관 보급과장이 되어서는 우리 미술품이 가지고 있는 높은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과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우리의 고미술품 전시회를 열어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을 해낸 것이 이 책을 읽어가며 최순우 선생님을 마음으로 응원한 나에게 뿌듯한 기쁨 하나를 안겨 주었다.
이제 그토록 조상들이 남긴 우리 문화재를 사랑했던 최순우 선생님은 가고 없지만 외가집이 있는 서울에 다시 간다면 선생님이 살았다는 옛집을 꼭 한번 잊지 않고 들러보며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다가신 선생님의 큰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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