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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mh1535) 일반부 최우수상
내 삶을 리셋!
“내 삶을 리셋!”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읽고...

어느 날부턴가 몸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했다. 몸의 병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했던가? 계속되는 임용 시험 낙방으로 좌절했고 에너지가 넘쳐야 할 내 20대의 삶은 좌절감으로 마구 흔들렸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학창시절에 좋은 선생님을 만났었고, 그 분들의 영향으로 나 역시 정말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내가 선생님들로부터 격려와 위로를 받고 공부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치고,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 꿈을 향한 열정 하나로 어깨 빠지도록 전공 책을 들고 다니면서도 싱글벙글 하던 나였다.
결혼 후에도 수험 생활은 계속 되었지만, 교사의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긍정의 아이는 사려져 버렸다.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그 꿈을 향해서만 달려왔는데, 계속된 실패로 이제는 달릴 힘조차 잃어버렸노라고... 목표를 향해 쏟아 부었던 내 젊음의 시간이 공중분해 되어버린 것 같아서 너무 허무하다고...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마음을 잡고 살아가야 하는지... 내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없어 너무나도 막막했다. 그러다 우연히 ‘청년 멘토 김난도 교수님’을 알게 되었다. 청년들의 멘토라면 나에게도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직접 만나 뵐 수는 없지만 그분의 생각을 듣고 싶어 교수님의 책을 찾다가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라는 책을 발견했다. 흔들리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꼬꾸라져버린 나를 일으켜주기를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졸업을 하고, 사회인이 되면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떤 이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 역시 내가 어른이라고 생각해 왔다. 한 가정의 안주인이 된 순간부터 더더욱 어른이라고 생각했고 어른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는 어른이 되는 것은 어떤 시점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여전히 우리는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 있는 어른아이이기에 흔들리며 사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며 그런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고 다독인다.
그동안 시험에 떨어져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나를 볼 때마다 왜 그렇게 나 자신을 자책했던 것일까?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속에 때론 넘어질 수도 있는 나였는데... 어른으로서 갖춰야 할 기준을 스스로 정해 놓고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땐 여지없이 나를 책망했다. 그런 나를 어른아이라고 인정해 버리자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아직은 흔들려도 좋아. 까짓 것 흔들려 보자. 흔들림 속에서 진정한 어른이 되어갈 수 있겠지.’ 칼 같은 잣대를 내려놓자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우고, 뿌리를 땅에 깊이 내리는 식물처럼 그렇게 단단한 어른이 될 수 있다면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부딪혀 보리라. 내 안에서 외치는 세상을 향한 당찬 목소리가 잠자고 있던 나를 깨우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어른이 돼야 할까?’
한참을 고민하던 내 안에서 툭하고 나온 한마디!
‘꿈을 꾸는 어른이 되고 싶다.‘
꿈은 열정을 갖게도 하지만 이루지 못했을 때 자존감을 한없이 떨어뜨려 놓기도 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그것마저 없는 삶은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렸다.
‘나는 다시 꿈을 꾸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몸이 아팠던 탓에 임용시험을 내려놓은 지도 2년이 넘어가고, 이런 내가 다시 어떤 비전을 향해 열정을 갖고 달릴 수 있을지 무엇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그런 나에게 필자는 말했다.
“리셋하라!”
교사 외에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 인생엔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교사의 꿈은 늘 한손에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학원으로, 학교 방과 후 강의를 하며 아직 교사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면서도 교사라는 정착된 직업이 아닌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떠돌이 같아서 늘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 나에게 필자는 리셋하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결의가 따라 준다면, 인생은 충분히 리셋 가능하다고 말한다. 꿈을 이루지 못한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칭찬보다 자책하기 바쁜 내 삶에 “리셋”이라는 단어는 너무 생소하지만 반가웠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늦은 나이인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나이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했던 모든 시간을 의미 없는 시간으로 치부해버린 나에게 작가는 그 시간의 에너지로 인해 네 삶의 비등점이 코앞에 있다고 위로한다.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 그 시간이 새롭게 비상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하고 가르치는데 쏟았던 그 시간들이 나에게 어떤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할까? 참으로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다 내가 만났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충분한 능력이 내제되어 있음에도 무조건 타인에게 의존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스스로 공부하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고 자기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도우려 노력했었다.
그 순간 내가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꿈을 주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돕는 멘토. 내가 교사가 되고 싶었던 것도 결국은 이런 멘토의 역할을 해주고 싶어서였다. 20대의 열정의 시간들이 의미 없게 돼 버린 것 같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버려진 시간이 아니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요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에게 부족한 자기주도력을 갖출 수 있도록 조언하는 멘토가 되고 싶다. 이런 일을 준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누군가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이런 멘토가 우리 교육 현실에 가장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그러기에 내가 필요한 곳에 서기 위해 조금씩 준비하고자 한다.
내가 노력하며 달렸던 그 시간들에 의미를 부여하자 그 노력들이 발하게 될 30대의 내 삶에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30대의 삶을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했던 나에게 숨을 크게 쉬고, 다 놓아버리고, 그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단순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필자의 조언이 새로운 꿈과 비전을 발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했다.
새롭게 리셋 될 나의 삶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하루를 감사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볼 것이다. 흔들림은 있겠지만 모든 시간을 견딤으로 단단한 어른으로 서기까지 달려볼 참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진정한 어른이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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