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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랑 (snowlady) 초등 저학년 우수상
놀이 <내가 만든 나무늘보 놀이>

3학년이 되면서 공부도, 해야 할 일도 많아진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말은 “빨리”이다.
“하랑아, 빨리 일어나야지.” “하랑아, 빨리하고 학교가야지.” “하랑아, 빨리 공부해라” 등 부모님의 모든 말에는 늘 “빨리”라는 말이 들어간다. 물론 내가 모든 일을 빨리하는 편이 아니지만 “빨리”라는 말을 자주 듣다보니 언제부턴가 내 머릿속에는 무슨 일을 하든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그렇게 빨리 생활하다보니 대표적인 일이 빨리 걷다가 넘어지는 일이 많아졌고, 내 무릎은 멀쩡한 날이 없어졌다. 새파랗게 멍이 들거나 넘어져 살이 쓸릴 때에는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늘 상처투성인 내 무릎을 볼 때 마다 나는 울고 싶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얼마 전, 학교에서 친구들과 술래잡기 놀이 중 뛰다가 지쳐서 잠시 쉬는데 이렇게 빠르게 움직여야 되는 놀이 말고 느린 놀이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때 생각난 동물이 바로 “나무늘보”였다. 나무늘보는 내가 생각하는 제일 느리고 게으른 동물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놀이가 바로 “나무늘보 놀이”이다. 이 놀이의 규칙은 하나다. 뭐든지 다 느리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말도, 행동도 느리게 말이다. 이 놀이에서 말을 빠르게 하거나 행동을 빠르게 하는 사람은 지게 된다.
처음엔 나도, 친구들도 답답했지만 계속 하다 보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점점 편해졌다. 빠른 행동과 말을 하지 않아도 되서 놀면서 다치는 일도 없고 느리게 말을 하면서 말을 생각 없이 내뱉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하며 말을 하게 되었다. 이 놀이를 하면서 느낀 건데 뭐든지 빠른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가끔씩 빨리 하는 것이 힘들어지면 이 놀이를 한다. 친구들이 없을 때는 혼자서 느리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해본다. 그때마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포근한 이불을 덮은 것처럼 마음이 편해진다.

글을 쓰다가 문득 이 놀이를 부모님과 함께 해보자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우리 가족 모두 나무늘보가 되어보자고 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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