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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랑 (snowlady) 초등 저학년 우수상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을 읽고)

재우에게
안녕, 재우야? 난 전주교육대학교 전주 부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10살 하랑이야.

내가 3학년이 되면서 내가 잘하지 못하는 악기나 미술은 더 어려워졌고 수영, 배구까지 새로 생겨서 1~2학년 때와는 다르게 요즘 나는 더 노력해야할게 많아졌어. 그래서인지 다른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너처럼 화를 내는 일도 많이 생겼단다.
날씨는 너무 좋은데 늘 나에게만 비가 내리는 것 같고 짜증내는 일도,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부쩍 커졌어. 나만 되는 일도 하나도 없는 거 같고 말이야.
재우 네가 이상한 약국의 폭탄머리 아저씨를 만났을 때 나도 따라 폭탄머리 아저씨를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봤어. 나는 아마도 그 약국에서 예체능을 아주 잘할 수 있는 약을 골라서 먹었을 거야. 그리고 그런 약이 정말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키가 더 자라듯 3학년이 되니까 학교친구들도 조금씩 더 자라서 각자 개성이 강해진 친구들이 많이 있어. 나만 자라지 못한 것처럼 그 친구들과 의견충돌이 생기는 경우도 많아졌지. 그럴 때마다 싸우는 게 싫어서 나는 참고 말아. 하지만 참다보니까 어떤 날은 울컥해서 한꺼번에 엄청나게 화를 낼 때도 있어. 그리고는 또 조금만 더 참고 잘 지낼 것을 하고 후회를 하곤 한단다. 이럴 때면 친구와 잘 지낼 수 있는 폭탄머리 아저씨의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또 생각했지.

그런데 책을 다 읽었을 땐 이런 생각을 했단다.
이상한 약은 어쩌면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약일지도 몰라. 세상에 모든 걸 다 잘하는 사람은 드물 테니까. 나처럼 큰 고민이든, 작은 고민이든 모두에게 하나쯤은 있을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그때마다 약에 의존해서 모든 걸 다 해결한다면 그게 과연 옳은 걸까? 이상한 약국과 폭탄머리 아저씨를 만난다는 건 내가 뭔가 큰 고민이 생겼을 때 일 테니까 나는 폭탄머리 아저씨를 만나기 전에 내가 스스로 노력해서 고민을 해결하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아직 나에게 이상한 약국과 폭탄머리 아저씨가 나타나지 않은 걸 보면 아직도 내가 스스로 해낼 수 있고 참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나 자신을 위로한단다.
재우 네가 마지막에 학교 친구들과 친하게 된 것처럼 나도 열심히 노력해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내가 자신 없는 예체능도 최선을 다해볼 거야.

우리 같이 파이팅하자. 이 책에서 너를 알게 되어 참 반가웠고 위로가 되었어. 잘 지내!

2017년 5월에 하랑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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