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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열 () 중등부 우수상
은성 누나에게
은성 누나,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입니다.
실크로드는 어때요? 요즘 중학생들은 모두 늪에 빠져 있어요. 이 공부라는 늪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빠져 나올 수 없답니다. 솔직히 누나가 가는 길도 길이라 위로의 말을 전하고야 싶건만, 저는 제 신세를 하소연하고 싶네요.
우리 둘은 모두 제 자신만의 산을 하이킹하고 있어요. 그게 무엇인지는 아마 본인 스스로도 무의식으로 알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산은 자신이 생각하기 싫은, 그래서 무의식으로만 알고 싶은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 산을 오르지 못하고 얽혀 길을 찾지 못할 수도 있어요. 지금의 저처럼요.
간신히 산 중턱에 올라 숨이 차더라도 자신이 오를 산은 시간을 주지 않아요. 누나가 넘어가야 할 산은 그야말로 에베레스트랄까요? 음.. 그런 말 들어보셨죠? 노력은 모든 것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말이에요. 물론 그 말이 어느 정도는 맞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 제가 지금 산에서 늪에 빠졌듯이 누나도 사막이란 늪에 빠졌잖아요.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희망이 아닐까요?
희망의 힘이란, 늪에서도 나를 붙들어 주는 마지막 나무줄기 한 가닥이에요. 이 줄기가 끊어지면, 전 살 수 없고 늪에 빠져 죽게 됩니다. 이 줄기는 정말 쇠로 만든 듯이 튼튼합니다.
우리들의 누나의, 나의 줄기는 우리가 필사적으로 원하는 것이에요. 늪은 우리에게 철망, 공포 또 죽음을 드리웁니다. 살면서 다들 하나씩은 원하는 것이 있잖아요. 저의 줄기는 자유랄까? 늪에서 살아남고, 정상을 향한 발걸음 하나하나를 위해선 자신의 줄기를 느껴요. 무의식에 있는, 괴롭고 힘들더라도 나에게 마지막 빛줄기 하나의 이름을 기억해 내요.
칠흑의 어둠 속에서 빛줄기 하나는 어둠을 몰아내고 정상을, 하늘을, 푸르고 시리도록 흰 구름을 보기 위해서는 이 희망이라는 책 속의 책갈피를 끄집어내요. 왜? 누구나 살기 싫다는 마음은 한 번쯤 가져보셨잖아요. 한 가닥의 실, 빛 그리고 하늘, 계단, 정상을 이미지화 해봐요. 당신이 밟고 가는 강철의 계단을. 그것은 곧 당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이자, 뛰기 위한 이유랍니다.
모두가, 아니 모두는 갖고 있습니다.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모두는 기억합니다. 누나와 마찬가지로 기댈 어깨 한, 희망이라는 작은 어깨 하나가 있다는 것을. 그 작은 어깨에 기대어 갈망하는, 목마른 새와 같이 희망을 위해, 빛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정상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언젠가 우리가 가파른 절벽을 날아 뛰어넘어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누나도, 나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의 마음은 높은 산을 ‘하이킹’해 마치 벌레 떼 같이 검은 하늘에 드리운 흑빛 구름을 몰아내고 우리가 얻어야 하는 것을 꼭 얻어냅시다.
그럼 이 글이 누나의 산을 오르는 데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펜을 놓습니다.
2016년 4월 8일
김태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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