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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미 (an98510) 고등부 우수상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나의 동생, 윤미, 혜미 그리고 준근이에게

아아, 이토록 따스한 햇살과 향긋한 봄바람이라니! 다같이 놀러나가기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좋은 날씨이구나. 막내는 어제 소풍을 다녀왔다고 했나? 바깥을 보아하니 굳이 이야기를 들어보지않아도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을지, 누나는 생각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단다.
그나저나 놀랐지? 편지는 처음이니까 말이야. 요즘들어 공부다 뭐다 바빠지는 바람에 너희들과 통 제대로된 얘기를 할 시간도 없었구나. 지금도 당장 기숙사에 있는 바람에 너희들의 얼굴이 보고싶어도 조금은 뒤로 미뤄야 할 것 같아.
다들 잘 지내고 있지? 밥은 잘 먹고 있고? 혜미랑 준근이는 아직 한참 성장기니까 조금 먹기싫은 음식이 있어도 꾹 참고 잘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너희가 태어났을 때는 어찌나 기쁘던지. 학교를 마치고 헐레벌떡 뛰어간 산부인과 한켠에서 울고 있던 너희들을 보자 그 어린 나이에도 가슴 한켠이 찡해지며 대뜸 눈물이 나더라. 아, 이 아이들이 내 동생들이구나. 하고. 윤미는 나와 나이 차이가 크지않아서 같이 자라니까 어떻게 태어났는지, 어떻게 다녔는지, 그런것들이 통 기억이 나지 않았거든. 하지만 너희는 달랐어. 너희들의 귀져기도 갈아줘보고, 씻겨주기도 해보고, 가끔 너희가 울기라도 하면 그 작은 몸을 들어올려 직접 달래고 재워주기도 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하나하나 다 도와주었는데 언제부턴가 스스로 일어서기를 시작하고, 화장실을 가기 시작하고하며 점점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었지. 지금은 어엿이 한 명의 꼬마 숙녀 꼬마 신사가 되어 오히려 내가 힘들때 나를 달래주기도 하는구나. 그리고 또 언젠가는 지금의 내 나이가 되기도 할테고 말이야. 나로서는 너희가 그저 아프지만말고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더는 바랄게없단다.
그리고 우리 윤미. 이제 막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온통 어렵고 낮선 것들 투성이지? 그렇지만 네 특유의 밝은 웃음과 씩씩한 성격만 있다면 전부 이겨낼 수 있을거야. 너는 이전에도, 그 이전에도 모두 잘 해내왔으니까, 분명 해낼 수 있을거야.
소심해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나와 항상 놀아주었던 것은 나보다 2살이나 더 어린 내 동생이었어. 항상 너와 밥을 먹었고, 항상 너와 목욕을 했고, 정말 언제나 언제나 붙어있었지. 그랬던 네가 이젠 학교도 떨어지고 집도 떨어져있구나. 오늘따라 네가 정말정말 그립다.
항상 내 뒤에 있어서 잘 볼 수 없었던 너희들이, 뒤돌아보니 어찌나 그리 예쁘던지. 어서 집으로 돌아가 너희들을 크게 한 번 껴안아주고 싶다.
사랑한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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