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떨지는 모르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큰 고난을 겪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와 관련된 소중한 누군가가 크게 다쳐 세상을 떠난 일도 없었고, 큰 병에 걸린 적도 없었으며, 집에 엄청난 불화가 닥치거나, 매일매일 생명이 위협받는 위치에 놓여본 적이 없다. ‘망고 한 조각(마리아투 카마라, 수전 맥클리랜드)’의 주인공 마리아투는 전쟁과 낮은 여성 인권으로 인해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지금도 그녀의 몸에 고스란히 그때의 상처들이 남아있다. 지금부터 그녀의 생에 대해서 말해 보도록 하겠다.
마리아투는 1987년 서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난 평범한 소녀였다. 하지만 내전이 터지고 그녀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소년병들이 마리아투의 마을을 습격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죽이고, 마을을 침략해 불태우고, 그녀의 두 손을 잘라버렸다. 또한, 그녀가 기절한 사이에 그녀를 성폭행했다. 깨어난 마리아투는 달리고 달리다가 숲속에서 소년병에게 자신과 비슷한 정도의 부상을 당한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마리아투에게 망고 한 조각을 주며 꼭 살라고 당부하며 간다. 그 후, 다시 만난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다가 자신에게 강제로 결혼을 강요하던 살리우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하게 된다. 그때가 그녀가 14살이 되던 해였다. 프리타운의 수용소로 이동하게 되는데, 거기서 힘들게 낳은 아이도 영양실조로 죽어버리고 만다. 그녀는 구걸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다행히도 프리타운에서부터 그녀의 인생은 점점 밝아지기 시작한다. 극단에 들어가서 사람들과의 긍정적 관계를 맺고 그녀의 힘들었던 지난날들도 외부 사람들에게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영국을 거쳐 캐나다로 입양되게 되고, 그 후 영어를 배우고 그녀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책으로 써서 발표하게 된다.
마리아투는 어린나이에 전쟁의 아픔을 겪었다. 소년군이 그녀의 손을 잘라갈 때도 그녀는 대통령이 누구 길래 그녀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었다. 이유도 모른 채 당하고만 있었어야 했다. 정작 당사자인 대통령은 편안한 삶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책속에서 묘사된 프리타운에 있는 병원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마리아투 혼자만 손이 잘린 게 아니고, 그 외 많은 사람들이 손을 잃거나 시력을 잃거나 강간당하거나 소중한 사람이 죽게 된다. 전쟁이라는 것이 정작 주모자와 당사자들은 피해를 거의 받지 않고 나머지 전쟁과 무관한 사람들이 다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특히 전쟁 중이었고, 아프리카의 여성 인권은 현저히 낮다. 아프리카에서는 여성들을 단지 일하는 기계로 본다. 또한, 아프리카에서의 여성들은 단지 남성들의 아이를 낳아주는 기계취급을 받는다. 살리우는 자신의 부인들이 아들을 갖지 못했다는 이유로 마리아투의 의사 따윈 물어보지 않고 강제로 임신시켰다. 덕분에 마리아투는 자신의 아이를 많이 사랑해 주지 못했고, 결국 아이가 죽어 그녀 자신에게도 죄책감을 들게 했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분두라는 의식을 거행한다. 매우 고통스러운 의식인데, 이 의식을 거치지 않는 여성은 아프리카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마리아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프리카에서 사는 여성들은 자신들의 인권이 보장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조선시대처럼 애초에 이것이 불평등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마리아투가 쓴 ‘망고 한 조각(마리아투 카마라, 수전 맥클리랜드)’를 보고 아프리카의 내전의 실상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뉴스에서 내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면 나에게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았고 먼 나라 소식으로만 들렸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었고, 그 사람들의 인권과 삶의 질 등을 높아지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또한, 나처럼 전쟁의 아픔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도 잘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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