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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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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를 읽고나서-
-성 냥-
군산중앙여자중학교 이가희
지난 금요일 우리학교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나와 내 친구는 집에 가도 딱히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던 터라 학교가 끝나고 도서관에 들렸다.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별로 없었다. 아마도 학교가 끝난 뒤여서 그랬던 것 같다.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 고민 하다가 문득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내 귀에도 많이 들락날락 했었던 책이름이라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책은 많이 읽어보질 않았기 때문에 낯설기도 했다. 그래도 나와 내 친구는 도서관의 많고 많은 비어있는자리들 중에 구석에 자리를 잡고 책의 첫 장을 넘겼다. 처음에는 감동이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어서 많은 소문을 들었던 내 귀를 의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하루, 이틀...딱 7일째인 오늘까지 점심시간만 되면 도서실로 책을 들고 달려가 책을 읽었고 오늘은 집에 와서 마지막장까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책을 읽었다.
오늘 읽은 마지막부분은 처음 읽을 때의 지루함의 침묵과는 전혀 다르게 왠지 모르게 안타까운 느낌의 흐느낌을 추가하여 읽게 되었다. 죽어가던 아이가, 아버지의 사랑 덕분인지 살아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아버지는 그 때에 이미 죽어가고 있을 수밖에 없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또 아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각막, 즉 한쪽 눈을 팔았으며 아이를 돌보느라 자신의 몸은 챙기지 못해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니 그야말로 글 속에서 희생의 예로 많이 등장하는 초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성냥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안 그래도 슬프고 안타까운 감정을 더 아프고 안타깝도록 이 책은 끝이나 버렸다. 자신이 간암으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안 아버지는 자신이 죽은 뒤에 다움이가 고아원에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움이의 어머니와 그의 새로운 남편에게 아이를 내주고 말았으며 그 아이와의 정을 끊기 위해서 아이에게 주고 싶은 사랑조차도 모두 내어주지 못하고, 보여주지 못하고 숨긴 채로 모진 말만, 마지막까지도 모지고 심한 말밖에 아이에게 해 주지 못했다. 그때에는 차마 말로 하지 못할 정도의 슬픔이 밀려왔으며 심지어는 억울한 느낌도 들었다. 그런 다움이의 아버지는 정말로 가시고기와 비슷한 것 같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주며 필사적으로 자식을 지키며 키운 후에 자식이 먼 곳으로 떠나자 머리를 돌에 처박고 죽어버린다는 가시고기와 말이다.
한데 혹시 우리의 부모님도 지금 가시고기, 또는 성냥이 되어져 있지는 않은지 잘 보아야만 할 것 같다. 언제나 우리에게 자신의 모든 것들을 희생하며 사랑으로서 우리를 묵묵히 지켜주시는 부모님. 그런 부모님께 우리는 그 사랑의 반절이라도, 아니 10분의 1이라도 돌려 드려야만 할 것이다. '내가 왜 좀더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 라고 부모님께 효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 전에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마치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버린후에 아이스크림을 먹고싶어하는 어린 아이처럼 말이다. 아무리 행복한 가시고기라고 표현되었기는 하지만 우리 부모님이 여기에 나오는 다움이의 아버지처럼 되는 것은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그 아름다움의 값을치루듯 엄청난 슬픔의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부모님이 주신 건강한 신체와 부모님이 주신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빚을 갚지 못했다.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과 우주와 바다와 부모님의 눈과 같아서 내가 그 모든 것을 효도로서 갚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효도로서 갚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갚아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많은 방면으로 깨달음을 준 이 책은 내 인생의 한 책꽂이에 영원토록 꽃혀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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