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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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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고
능인 중학교 1학년 김준기
초등학교 6학년 때 국어책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일부분이 나왔었다. 그때는 독서력이 지금보다 낮았지만 어른들이 그렇게 많이 읽는 이문열이라는 작가가 어떤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원본을 구해 읽었었다. 그러나 그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나는 보다 향상된 느낌으로 책을 잡았다.
이 소설은 주인공 한병태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자신과 엄석대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이다. 자유당 말기, 한병태가 서울에서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가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시골에서는 자신이 최고가 될 줄 알았던 한병태는 엄석대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아이에게 대항하다 요즘 말로 왕따가 된다. 그것 뿐만 아니라 선생님께는 고자질 잘 하는 아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그렇게 부정한 권력에 대항하던 한병태는 결국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점차 그의 권력에 흡수되어 간다. 엄석대의 권력 밑에서 보호받는 모습은 편할지는 모르겠지만 한없이 비굴하게 보이는 모습이다.
어쩌면 엄석대의 권력과 그 수많은 비리들은 아이들의 그 비굴함이 싹이 되어 점점 더 커져만 갔던 것일 지도 모른다. 엄석대가 아무리 힘이 세다 하더라도 단 몇 명만이라도 힘을 합치면 엄석대를 이겨내고 평등한 학급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실제로 마지막에 아이들이 힘을 합치니까 엄석대는 너무나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가? 그러나 자칫하면 따돌림을 당할까봐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석대의 비리는 점점 커 가는 것이다.
그리고 엄석대에게 막대한 권력을 주고 나서 감독을 하지 않은 담임선생님에게도 나는 분노를 느낀다. 그 선생님의 태도는 부하에게 국민들을 멋대로 다룰 수 있는 권력을 주고, 자신은 더 큰 이익을 누리려한 부정한 시대의 대통령 같았다. 사회 시간에 배웠던 3·15부정선거와 같은 것들도 다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이 무능력했기 때문에 생긴 일들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새 선생님이 오시고 엄석대가 담임선생님에 의해 쓰러지고 난 후에 반 아이들은 열심히 엄석대를 비판했다. 마치 대통령이 힘이 있을 때에는 민족의 영웅으로 찬양하다가 물러나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잘못이란 잘못은 다 저지른 것처럼 떠드는 것과 같은 비굴하면서도 교활한 모습이었다.
이 일로 엄석대는 자퇴를 하고,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간다. 26년이 지난 어느 날 한병태는 경찰들에게 잡혀가는 엄석대의 모습을 보며, 회상에 잠긴다. 마지막에 한병태는 혼란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조금 비리가 있어도 안정을 가져다 주는 엄석대와 같은 독재자를 그리워하는 것과 같은 말투로 끝을 맺는다.
어쨌거나 나는 엄석대가 맡은 반처럼 비리가 있지만 남 보기에 잘 되는 반보다는 깨끗하고 모두가 할 말을 하는 반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새 담임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엄석대의 반은 언젠가는 비리로 곪아 터지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얼마 전 화성 씨랜드와 같은 사건도 결국 부정비리가 곪아 터진 것이 아닌가?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이런 저런 부정부패가 사라지고, 완전히 밝은 사회가 되어 '일그러진 영웅'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당당하고 깨끗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능인중학교 독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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