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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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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전"을 읽고...
고2 구은희
예절을 중히 여겨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워지는 곳. 그러나 물건을 팔거나 만드는 일을 천하게 여긴 민족, 그래서 단 만냥으로 나라의 경제를 주름잡을 수 있고, 신분제와 사대부만을 중히 여겨 아무리 재주가 있어도 지도층이 될 수 없는 나라....... 이러한 어두운 현실을 통렬히 비판하고, 그 현실을 타파할 새로운 길을 제시한 이 글의 지은이인 '박지원'의 용기와 그의 지혜에 큰 박수를 보낸다.
예로부터 영웅에 관해 많은 이야기는 전해왔다. 재물을 우습게 여기며 권력에 눈을 돌리지 않고, 미인에 현혹되지 않으며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한치도 굽히지 않는 그런 인물에 관하여. 그런 점에서 보면 여기에 나오는 허생도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영웅이라고 해서 환영받는 것만은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의 뛰어난 선각에 놀랐으나, 또한 그 선각을 용납할 수 없는 우매한 현실에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무엇하나 되는 것이 없는 곳! 구한말에 외국문물에 문닫고 선진문명에 귀 막고 배척하여 수많은 선각자들이 반역자라는 죄명 아래에서 죽어갔어야만 했다.
우리나라 소설의 특징이 권선징악이라고 한다. 그러나 허생이 시대의 영웅이자, 선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취를 감춰버리면서 끝나는 장면에서 허생전의 환경뿐만 아니라 글이 쓰여졌던 시대의 환경 또한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이 아팠다.
'영웅은 있으나 시대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느 책에선가 본 적이 있는 말이다. 시대보다 앞서갔기 때문에 핍박받아야 했던 그 많은 선각자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시대의 아니, 어느 시대에도 있을 수 있는 역사의 어두운 일면을 본 것 같다. 비록 내가 그런 선각자들이 되지 못하더라도 암울한 현실을 타파하려는 이들의 노력을 값있게 느끼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단 하나, 이 책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은 내용 곳곳에 숨어있는 '남존여비'의 사상이다. 이 사상 역시 그 시대의 병폐의 하나였을 텐데..... 내 생각엔 '이 부분까지 비판했다면 좀 더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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