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화가이자 판화가.
호가스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금은세공사 밑에서 견습생으로 있다가 판화와 삽화기술을 배우고 1718년 금은세공방을 운영하였습니다. 그러나 1720년대 말 유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미술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당시 유채화의 거장이었던 J. 손힐에게 인정받게 되고 그의 딸과 결혼하였습니다. 초창기에는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초상화를 그렸으나 후반기에는 교훈적인 주제를 담은 이야기식 설화화(說話畵)를 많이 그렸습니다. 이러한 작품을 연작이라고도 부르는데 만화적인 구성과 이야기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작으로 《매춘부의 편력》(1732), 《방탕아의 편력》(1735), 《유행에 따른 결혼》(1745)이 있습니다.

이들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연작인 《유행에 따른 결혼》(1745)은 귀족들과 부유한 계층의 탐욕과 무절제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재산을 탕진한 귀족이 자신의 아들을 부유한 상인의 딸과 결혼시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오른쪽에 앉은 귀족은 위엄 있는 모습을 가장하고 있으며, 돈은 많지만 교양 없는 상인의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이렇게 결혼한 젊은 부부의 무절제한 생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향락가에서 밤을 지새우고 돌아온 남편의 얼굴은 멍청하기까지 하며, 아내 역시 밤사이의 카드놀이로 지쳐있습니다. 각종 청구서를 받아 보는 집사의 당황스러운 표정도 보입니다. 결국 두 부부는 파산하고, 남편의 이른 죽음과 아내의 자살로 연작은 마무리됩니다. 이 연작은 사치와 방종, 무절제한 생활이 결국 어떤 결말에 이르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호가스의 작품 중에는 이러한 교훈적인 주제가 많습니다.

이 외의 작품으로 도시화로 인한 타락을 보여주고 있는 《진 골목》, 시골에서 올라온 처녀가 포주의 속임에 빠져 매춘부가 되는 이야기인 《매춘부의 일대기》 등이 있습니다. 후반기에는 장인이었던 J. 손힐의 학교를 인계받아 운영하였으며, 《미의 분석》(1753)이라는 저서를 통해 우아한 곡선에 대한 미적 가치를 인정하는 이론을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