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가.
고갱은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프랑스인이었으며 어머니는 스페인이었습니다. 고갱이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는 프랑스 쿠데타를 피해 가족을 이끌고 페루로 망명하게 되는데, 망명 도중 아버지는 배 위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이 후 6년 동안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온 고갱은 7세의 나이로 신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러나 선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고갱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졸업 후 화물선을 타고 견습생으로 남아프리카를 2번에 걸쳐 항해했습니다. 1865년 17세의 고갱은 견습선원이 되어 상선을 탔으나 1871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선원생활을 그만두고 파리로 돌아와 증권회사의 직원으로 12년 동안 일하게 됩니다. 1873년에는 덴마크 출생 메트 소피 가드와 결혼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겼으며 다섯 명의 자녀를 두게 됩니다.

경제적인 여유를 바탕으로 고갱은 이 무렵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하다가 결국 1883년 35세의 나이에 인정받고 있던 직장을 버리고 화가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고갱은 1876년 처음으로 살롱에 작품을 출품하였는데 이곳에서 피사로(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를 사귀게 된 것을 계기로 1882년에는 피사로의 소개로 세잔(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화가), 기요맹(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등과 친교를 맺어 화가가 될 결심을 굳혔습니다. 마침내 1885년에는 부인과 아이들을 처가인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보내고 자신은 파리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미술공부를 하게 됩니다.

1886년 도시생활에 지쳐 브르타뉴의 퐁타방으로 이사하여 그 곳에서 기존의 인상주의 기법을 버리고 차차 자신만의 화법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같은 해 11월 파리로 다시 돌아와 고흐(네덜란드 후기 인상주의 화가)를 만나게 됩니다. 특히 고흐와 함께 남프랑스의 아를에서 살 정도로 서로의 사이는 깊었습니다. 고흐 역시 고갱과 비슷하게 미술을 늦게 시작했으며, 두 사람의 성격이 너무나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미술을 하고자 하는 열정이 비슷하여 같이 살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사이좋게 작업한 것은 잠깐 뿐이었고 이내 사이가 멀어졌으며,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는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됩니다.

그 후 다시 퐁타방으로 가서 《황색의 그리스도》,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 등을 그리고, 조각 · 판화 등의 작품도 손대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생활은 여전히 가난했고 세상에 대한 혐오감만 더하여 마침내 1891년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으로 떠납니다. 복잡하고 세련된 기교로 그려진 그림에 싫증이 났던 고갱은 타히티 섬에서 원주민들이 바라본 자연과 그들의 솔직한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는 원주민의 삶처럼 단순하면서도 새롭고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닌 자신의 작품에 무척 만족해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프랑스 사람들은 그의 그림이 너무 야만적이라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고갱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림을 거의 팔지 못한 채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가난하고 외롭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방식대로 개성 있게 그린 그의 작품들은 죽은 후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다음 세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처럼 타히티에서도 가난과 외로움, 그리고 병에 시달렸던 고갱은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원주민을 지지하여 현지의 백인 관리들과 충돌도 일으켰으나, 원주민의 건강한 인간성과 열대의 밝고 강렬한 색채가 그의 예술을 완성시켰습니다. 1901년 마르키즈제도의 히바오아 섬으로 옮겨 작품을 만들었지만 매독과 영양실조로 몸은 자꾸만 망가져 가고 있었습니다. 1903년 환상으로 본 풍경을 그린 《눈 속의 브르타뉴 풍경》을 끝으로 고갱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설교 후의 환영》(1888), 《3인의 타이티인》, 《네버모어》,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타히티의 여인들》, 《언제 결혼하니?》 등이 있습니다.

▶ 《황색 그리스도》, 1889년, 캔버스 유채, 뉴욕 알브라이트-녹스 아트갤러리
▶ 《타히티의 여인들》, 1891년, 캔버스 유채, 파리 오르세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