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는 4세기부터 14세기까지의 시기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중세(middle age)라는 용어는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이 붙인 말인데 자신들의 시대가 역사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여 ‘현대’라 부르고, 그리스 로마 시대를 고대라 불렀습니다. 자연스럽게 고대와 현대 사이의 시기를 중간 시대(중세)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3세기 이후 로마는 급격하게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정치와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위기를 겪는데, 이러한 시대 상황으로 인한 불안감은 내세신앙과 부활신앙 즉, 기독교로 눈을 돌리게 합니다. 천년이 넘는 기간의 중세를 흔히 암흑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했던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이 붙인 말인데, 신 중심의 중세 시대를 낮추어 불렀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의 평가와 달리 중세 시대는 지중해 중심의 라틴(로마)문화와 유럽 북쪽의 게르만(독일)문화가 합쳐져 새로운 근대 유럽문화를 만든 역동적인 시대였습니다.

중세 미술은 당시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술가들은 교회의 권위 아래에서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이러한 상황은 종교적인 규범 안에서만 미술가들의 개성적 표현이 드러나게 되는 한계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미술이 종교의 영향을 받으면서 중세 미술은 고대 시대의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를 뛰어 넘어 추상적인 형태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를 표현하면서 원근감과 명암을 무시하게 되며, 교회나 성당의 장식용 회화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같은 구체적이고 해부학적인 신체를 발견하기 힘듭니다.

중세 미술의 또 다른 특징으로 ‘익명성’을 들 수 있습니다. 교회의 권위 아래에서 미술가들이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개인으로 활동하기보다 교회나 정치적인 필요에 따라 예술가들이 속해 있는 공방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중세 미술의 작품 중에 작가를 알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