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효자동에 늙으신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부부가 있었다. 끼니를 이어 가기도 힘든 형편에 어느 덧 아버지의 환갑 날이 다가왔다.

아들과 며느리가 궁리를 해 보았지만 아버지의 환갑 날, 잔치를 해드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며느리는 생각 끝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아서 쌀과 고기를 마련하여 정성껏 잔칫상을 차렸다.

저녁이 되어 아버지께 잔칫상을 올리고, 아들은 방바닥을 두드리며 장단을 쳤다. 그리고 며느리는 방바닥 장단에 맞춰 춤을 추었고, 아버지는 슬픔에 눈물을 흘렸다.

한편, 백성들의 민심을 살피기 위해 나그네 복장을 한채 순회를 하시곤 하던 임금님께서 때마침 이날 밤 그 집에 이르게 되었다. 헌데 장단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더니 한쪽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고 또 문에는 춤추는 그림자가 비치고 있으니 아니 이상할 수 없었다. 의아하게 여긴 임금님은 문을 열어 사연을 물어 보았다. 슬픔에 울고 있던 아버지는 지나가는 나그네로만 생각한 채 그동안의 사정과 오늘의 슬픈잔치에 대한 사연을 털어놓게 되었다. 

다음날, 이 가난한 효부의 집에는 벼 한 섬과 옷감 세 필이 마당에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