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8년(태조7년) 8월 왕위계승을 둘러싸고 일어난 왕자간의 싸움으로, 방원의 난 또는 무인정사, 정도전의 난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은 왕위계승을 둘러싼 왕자간의 싸움인 동시에 정도전 일당과 방원 일당의 권력다툼이기도 하였습니다. 
  
조선건국 이후 국가의 통치 질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개국공신들의 지위가 급격히 상승하였는데, 1392년(태조2년) 의흥삼군부의 설립을 계기로 정도전을 중심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병권집중과 중앙집권화 정책은 권력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개국공신 중 정도전의 지위가 크게 부상되고, 여타의 훈신과 왕실세력 및 무장 세력들은 정치의 핵심에서 소외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진법훈련이 강화되자 왕자와 종친 기타 훈신 및 무장들이 가지고 있던 사병에 대한 통수권이 해체될 단계에 이르러 양파의 대립은 극에 달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방원과 정도전의 대립이 가장 심하였습니다.

조선의 개국 왕인 태조에게는 두 명의 왕후가 있었는데 신의 왕후에게는 6명의 아들이 있었고, 두 번째 부인 신덕 왕후에게는 2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의왕후는 태조가 왕이 되기 전 사망하여 신덕 왕후 강씨가 정실 왕비가 되었습니다. 강씨는 젊고 총명했으며 친정이 권문세가였기에 태조에게 힘이 되어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태조는 많은 부분을 그녀에게 의존했으며, 그녀 또한 태조의 집권 거사에 직접 참여하여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신덕왕후는 자기가 낳은 장남인 방번을 세자로 삼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방번이 세자로 책봉이 되었지만 이것이 훗날 왕자의 난의 불씨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신의 왕후에서 태어난 6형제 중 다섯째인 방원은 조선 건국을 위해 정몽주를 철퇴로 죽이는 등 공을 많이 세워 세자 자리는 자기에게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방번이 세자가 되자 이에 앙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때 방원의 편을 든 사람은 조준, 김사형 등이었고, 방번의 편을 든 사람은 정도전, 남은 등이었습니다.

이 무렵 신덕 왕후가 사망하고 태조는 정사에 흥미를 잃어버려 정치는 정도전이 맡아서 하다시피 하였습니다. 정도전은 왕자들이 거느리던 사병을 없애려고 진법훈련을 강화하여 왕자와 종친 기타 훈신 및 무장들이 가지고 있던 사병에 대한 통수권을 해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견제한 방원은 방의와 방간 등 형제들과 함께 정도전 일파를 살해하기로 결정하고 정도전 일파의 역모 설을 만들었습니다. 즉 정도전, 남은, 심효생 등이 역모하여 태조의 병세가 위독하다고 속이고 왕자들을 궁중으로 불러들인 후 일거에 한씨 소생의 왕자들을 살육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방원은 이것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사병을 동원, 정도전 일파를 습격해 살해하고, 세자 방석은 폐위하여 귀양 보냈다가 방석의 동복형 방번과 함께 살해하였습니다. 태조는 이때 병중이어서 내막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였습니다. 뒤늦게 방번, 방석 형제가 살해당한 사실을 알고는 무척 상심하여 왕위를 내놓고 말았습니다. 방원은 태조의 노여움을 피하기 위해 방간을 세자로 책봉하도록 하였습니다.  그가 조선의 2대왕 정종이었습니다.
 
정종은 즉위하자마자 왕자의 난이 일어난 서울을 버리고 도읍을 개성으로 다시 이전하였습니다. 이미 조정은 방원의 세력이 포진해 있었고 태조는 병중이어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 후 정종은 후사가 없어 왕제 중에서 세자를 책봉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각 왕제들은 정종의 허약함과 후사 없음을 알고 서로 세자가 되어 왕위를 차지하려는 욕심에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방원의 바로 위의 넷째 방간이 박포와 함께 사병을 동원하여 ‘제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습니다. 방간이 먼저 방원을 쳤으나 이숙번의 도움을 받은 방원이 승리하였고 방간은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황해도로 귀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방원은 세자의 자리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제2차 왕자의 난’은 일명 ‘박포의 난' 또는 ‘방간의 난'이라고도 합니다.

결국 정종은 그해 1400년 11월 11일에 방원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는데 이가 곧 조선의 3대 왕 ‘태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