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 성공함으로써 고려는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우왕을 폐하고 최영을 제거한 조민수와 이성계 일파는 조정을 장악한 뒤 각각 좌시중과 우시중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명의 연호인 홍무를 사용하게 하고 의복도 원의 호복을 금지하고 명의 것을 입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권을 장악한 조민수와 이성계는 차기 왕을 내세우는 문제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보였습니다. 조민수는 우왕의 아들 창을 내세웠지만 이성계는 우왕과 창이 신돈의 자손이기 때문에 왕씨 일족 중에서 왕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실랑이 끝에 조민수의 의견대로 우왕의 아들 창이 왕위에 올랐습니다.

창왕 원년(1388)에 여주로 쫓겨난 우왕은 유배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김저와 김득후가 몰래 우왕을 만났습니다.
 “요즈음 서울의 형편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이성계가 세력을 쥐고 있습니다. 전날의 원로대신들과 권신들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토지를 토지 개   혁을 한다는 이유로 모두 빼앗겼습니다.”
 “그럴 수가 있나! 이제는 이성계가 본격적으로 역적질을 하려는 모양이다. 충성을 맹세하는 장사 몇 사   람만 구해 다오. 한칼에 이성계를 죽여 없애야겠다.”
이렇게 우왕은 이성계의 독재적인 정치에 분노하여 반란을 계획했으나, 믿었던 심복의 배신으로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한편 이성계는 정몽주 등과 함께 가짜를 폐하고 진짜를 세운다는 폐가입진 논리로 창왕을 폐위시키고, 신종의 7대손 정창군 요창을 왕으로 등극시켰습니다. 그가 바로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 이었습니다.

공양왕 즉위 후, 이성계 일파는 우왕을 강릉에서, 창왕을 강화에서 각각 살해하고 고려 조정을 완전히 장악하였습니다.

이렇듯 위화도 회군으로 정권을 장악하기 시작한 이성계는 우왕과 창왕을 신돈의 후손으로 몰아 내쫒고,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는 공양왕을 세웠던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