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를 건국한 주인공들은 호족이라는 무사 세력이었습니다. 맨 처음엔 그들이 권력을 잡았으나, 광종이 즉위하면서 강력한 개혁으로 무신들을 억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벌귀족들이 탄생하게 되었고, 수십 년간 무신들은 문신들에 비해 차별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의종 때에 와서 문벌귀족의 횡포는 더욱 심해지고 무신들의 불만은 폭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의종24년(1170년), 정중부를 비롯한 무인들은 왕이 보현원으로 행차할 때 습격을 하기로 계획을 짜고 왕과 문신들이 보현원에 도착한 순간 문신들을 닥치는 대로 베어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개경으로 가서 나머지 문신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결국 정중부의 난은 성공하고, 의종은 귀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왕과 태자를 쫓아 버린 정중부가 왕의 동생을 즉위시키니 그가 바로 명종이었습니다.
 
그러나 명종은 허수아비에 불과하였습니다. 대권은 무신들의 손에 넘어갔고 난에 가담했던 사람들은 모두 훈장과 함께 승진, 포상을 받았습니다. 한편 경주로 귀양 갔던 의종은 정중부가 보낸 이의민이란 자에 의해서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정권을 잡은 정중부 일파는 부정과 부패를 일삼으며 백성들을 괴롭혔습니다.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자 전국에서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켰는데, 젊은 장수인 경대승도 이런 무리 중 하나였습니다.
 
명종 9년 9월(1179년), 경대승은 결사대를 이끌고 연회장을 덮쳐 정중부 일파를 죽이고 새로운 권력자가 되었습니다. 대신들의 하례를 받던 경대승은
  "왕을 죽인 자가 살아있는데 축하는 무슨 축하?” 라고 말하였고, 이 소식을 들은 이의민은 경주로 도망쳐 숨어 지내야만 했습니다. 비록 정권을 잡기는 했으나 상관을 처단한 하극상을 저지른 경대승은 신변에 불안을 느껴 정예군 100명을 뽑아 도방이라는 사병집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누군가가 죽일 거라는 생각과 이전에 정중부를 죽인 죄책감을 견디지 못해 30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경대승이 죽자 명종은 경주로 도망가 있던 이의민을 불러들였습니다. 명종은 경대승 못지않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의민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새로운 권력자가 된 이의민은 그의 아들들을 모두 주요 권력의 자리에 앉히고 관직을 팔아 부를 축적하는 등 부정부패를 일삼았습니다.

어느 날 이의민의 아들 이지영이 최충수의 비둘기를 훔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평소에 부정부패를 일삼는 이의민이 못마땅했던 최충수는 그의 형 최충헌과 계략을 짜고 미타산 별장에 있던 이의민을 죽이고 그의 아들들도 죽였습니다. 거사에 성공한 최씨 형제는 서로 권력을 탐하려고 결전을 벌였습니다. 이 싸움에서 이긴 최충헌의 집권 시대가 이때부터 시작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