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주대첩’으로 유명한 강감찬은 948년 금주 고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강감찬에 대한 일화는 많습니다. 어느 날 밤 한 사신이 강궁진(강감찬의 아버지)의 댁으로 와서는
  “별이 떨어지자 아들을 낳았으니, 부디 잘 기르도록 하십시오.” 하고는 사라졌습니다. 또 강감찬이 재상으로 있을 때 송나라 사신이 와서 그를 보고는 “문곡성(文曲星)이 오랫동안 보이지 않더니 여기 와 있었구나!” 하였습니다. 

문곡성이란 문운(文運)을 다스리는 별을 이야기 합니다. 강감찬을 문곡성에 비유한 것은 그가 그만큼 위대한 문한의 대가였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실 강감찬은 키가 작고 얼굴 또한 못생겼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아주 좋고 꾀가 많아 학문과 무예에 능하였습니다. 강감찬의 나이 60살과 70살이 되던 해에 거란의 2차, 3차 침입이 일어납니다.

거란의 제1차 침입이 있은 뒤 5년이 지나 목종이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목종의 나이가 어려 천추태후와 외가 친척인 김치양이 정권을 장악하여 목종을 시해하려 했지만, 이 사실을 안 목종이 서북면 도순검사로 있던 강조를 개경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러나 강조는 김치양 일당을 소탕한 뒤 목종까지 죽이고 현종을 왕위에 앉혔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강조의 정변’이라고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종 원년에 거란의 제2차 침입이 일어납니다.

거란군은 통주를 점령하고 강조를 죽인 후 흥화진을 공격해 왔습니다. 흥화진을 지키고 있던 양규는 적은 병사로 대군인 거란군을 맞이하여 훌륭하게 성을 지켜냈지만 결국 많은 수의 대군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하들과 함께 전사하였습니다. 그러자 고려 중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현종에게 항복을 건의하였습니다. 그러나 63살 된 강감찬은 단호히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강동 6주를 내주고 항복한다면, 우리 고려는 영원히 거란의 노예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된단 말이오?”
  “우선 화평을 제의해서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적의 수가 많아 대적하기 힘들 뿐이니, 일단 적의 공격을 피했다가 천천히 형세를 만회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고려 현종은 하공진을 거란 진영으로 보내어 화평을 도모하였습니다. 거란의 성종은 하공진을 볼모로 잡고 군대를 돌렸습니다. 이로써 거란의 2차 침입은 강감찬의 계책으로 막아 냈습니다.

거란이 물러난 뒤 이듬해에 거란의 성종은 엉뚱한 요구를 해왔습니다.
  “고려의 임금이 신하의 예를 갖추어 찾아오시오.”
현종이 병중이라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자, 거란의 성종은 화가 나서 또다시 새로운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럼 강동 6주를 내놓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무력으로 차지하겠소!”
강동 6주를 줄 수 없는 고려는 다시 거절하였습니다. 1018년 12월, 거란의 성종은 소배압에게 10만명의 군사를 주어 고려를 치도록 하였습니다. 이것이 ‘거란의 제3차 침입’입니다.

고려의 현종은 강감찬으로 하여금 이 대군을 막게 하였습니다. 이때 강감찬의 나이 70살이 넘었습니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강감찬은 홍화진에 진을 치고 작전을 짜기 시작하였습니다. 홍화진의 동쪽에는 큰 강가가 있는데 강감찬은 소가죽으로 강의 상류를 막도록 하였습니다. 거란군이 여기를 건너기 시작하자 강감찬은 상류에 막아 놓은 물을 터놓았습니다.
  “으악, 물벼락이다! 모두 피해라~”

눈 깜짝할 사이에 거란군은 1만의 군사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소배압은 단념하지 않고 개경으로 내려갔습니다. 강감찬은 병마판관 김종현에게 군사 1만을 주어 개경을 수비하게 하고 동북면 병마사 역시 군사 3천 3백 명을 파견하여 개경을 지키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개경을 코앞에 두고 그만 탈진해 버린 소배압은 개경공략을 포기하고 철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거란군이 회군을 시작하자 강감찬은 곳곳에 군사를 매복시켜 두었다가 이들을 급습하게 하였습니다. 거란군의 10만 명 중 6만여 명이 귀주 쪽으로 달아나자 귀주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감찬은 공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적을 추격하여 오랑캐들을 한 놈도 살려 주지 말라!”

때마침 몰아치는 비바람까지 한몫 거들어, 거란군은 더 이상 대적하지 못하고 대거 무너졌습니다. 이것이 역사상 그 유명한 귀주대첩입니다. 귀주대첩은 우리 역사에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과 이순신의 한산도 대첩과 함께 3대 대첩으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