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의 문화는 건국 초기부터 고구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문왕 이후 당과 외교관계를 맺게 되면서 차차 당나라의 선진화된 문화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하여  정부 기구와 각종 제도는 당나라의 제도를 기초로 하여 만들어 졌습니다. 이외에도 말갈의 문화와 중앙아시아 문화도 일부분 받아들였는데, 여기에 발해 인들이 창조한 새로운 문화를 조화시켜 다양하고 독특한 발해 문화를 이루었습니다. 
 
발해의 중앙 정치 조직은 3성 6부제입니다. 이 3성 6부제는 당의 정치 조직을 모방하기는 했지만,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발해만의 독자성을 살렸습니다. 발해는 유학이 상당히 발달하였습니다. 그것은 당에 간 유학생들이 당의 과거제에서 급제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발해의 학자들은 일본에 가서 이름을 날리기도 하고, 미개한 말갈족이나 돌궐족을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발해에는 불교 신앙이 널리 퍼져 있어, 곳곳에 절도 많이 세웠습니다. 특히 상경성에서 발견된 10여개의 절터에서는 불상 ․ 석등 ․ 연꽃무늬의 와당 등이 출토 되었고, 중경에는 13개, 동경에는 9개 등 많은 절이 세워졌습니다.

발해의 미술은 고구려의 웅장한 기풍에다가 새로운 수법을 개발하여 부드럽고 섬세하고 세련된 맛을 조화시켰습니다. 발해의 수도에 있는 상경용천부는 당의 수도인 장안성을 모방하였지만, 온돌장치를 한 것으로 보아 고구려 전통을 이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발해인의 힘찬 기상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석등들도 많이 세워졌습니다. 발해의 무덤에는 흙무덤, 돌무덤, 벽돌무덤이 있습니다. 흙무덤은 주로 말갈족들이 만들던 양식이고, 돌무덤은 고구려 양식을 그대로 계승한 것으로 정혜 공주의 무덤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정혜공주의 무덤 칸에서는 벽화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며, 이곳에서 나온 돌사자상은 매우 힘차고 생동감이 넘쳐 보입니다. 벽돌무덤은 당나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정효 공주의 무덤이 이에 해당됩니다. 정효 공주 무덤에서는 묘지와 벽화가 나왔는데, 묘지란 죽은 자의 생애와 가족관계 등을 기록하여 무덤에 함께 묻은 유물을 말합니다. 이런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은 발해의 높은 문화 수준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해는 영토가 북쪽에 위치하여 매우 추웠으므로 벼농사보다는 콩, 보리, 밀 등의 밭농사를 많이 지었습니다. 성이나 절 건물의 막새기와 문양은 고구려 양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발해 사람들은 흰옷을 즐겨 입었는데, 그 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풍속을 받아 백의민족이라는 이름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발해 인들은 활쏘기와 격구 등을 통해 용맹성을 길렀으며, 특히 격구를 통해 조직적인 군사 훈련과 체력 단련을 하였습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용맹스러워진 발해 인들을 일컬어, ‘발해인 세 명이면 호랑이도 잡는다.’는 말이 외국에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용맹스런 발해도 지배층인 고구려 사람들과 그 아래에서 통치를 받던 말갈족 사이의 내분과 거란족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926년에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고구려의 정신을 이은 발해는 우리 역사에서 대륙 개척 정신의 표상이 될 뿐만 아니라 만주 땅을 고려 이전까지 차지한 사실을 충분히 증명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