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간 나라의 기반을 다진 발해 시조 대조영의 뒤를 이어 무왕(719~737)이 왕위를 계승하였습니다. 무왕의 ‘무’는 무력이라는 뜻으로 ‘무왕’의 왕호에서 알 수 있듯이 무왕은 영토를 넓히고 국력을 기르는 일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그리하여 동북방의 여러 세력을 복속하고 북만주 일대를 장악하였습니다. 이렇게 신장한 국력을 바탕으로 발해는 당의 산둥반도를 공격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당시 발해는 당나라, 신라와 사이가 나빴습니다.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주장하는 발해로서는 고구려를 멸망시킨 당과 신라가 미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해는 일본, 돌궐과 손을 잡아 당과 신라를 견제하였습니다. 무왕은 일본과 친선 관계를 맺으면서 중계무역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에도 발해는 일본과 자주 사신을 교환하며 무역을 확대시켰습니다. 그리하여 발해는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매우 강한 나라로 성장하였습니다.

무왕의 뒤를 이은 문왕(737~793)은 경제 발전과 영토 확장 그리고 지배 체제를 정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문왕은 대외 발전에 힘쓰는 한편, 당과 화친을 맺고 발달된 당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내실을 다졌습니다. 그와 함께 신라와 발해간의 상설 교통로를 개설하여 신라와의 교류를 시작하였습니다. 755년 문왕은 수도를 기름지고 교통이 쉬운 상경용천부로 옮겼습니다. 수도를 중경에서 상경으로 옮긴 이유는 지배체제를 정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발전을 토대로 중국과 대등한 지위에 있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하여 문왕은 ‘인안’, ‘대흥’ 등의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였습니다.

발해가 가장 융성한 시기는 10대 선왕(818~830) 때였습니다. 특히 선왕은 요즘 우리가 미국이나 선진국에 유학생을 보내듯이 당에 유학생을 보내 발달된 당의 문화와 제도를 흡수하여 당나라의 문화보다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또한 선왕은 수십만의 군사를 동원해 아직 수복하지 못했던 요동의 여러 성을 되찾고 영토를 최대한으로 넓혔습니다. 이리하여 중국에서는 발해를 ‘해동성국’, 즉 ‘동방의 융성한 나라’로 부르게 됩니다. 

발해는 무왕 때부터 영토 확장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리하여 흑수말갈의 전 지역을 정벌하고 북쪽 국경을 흑룡강이 흘러 들어가는 오호츠크 해의 연안까지 확대시켰습니다. 이는 고구려의 영역보다 훨씬 북쪽까지 점령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중국은 그들의 역사책에 ‘동북 지역의 여러 민족이 두려워 오금을 못 쓰면서 복종하였다’고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발해의 수도 ‘상경 용천부’의 웅장함은 그 당시 발해의 힘이 얼마나 강대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상경성은 당나라의 장안성을 본따서 외성, 궁성, 왕성으로 구성했습니다. 외성은 둘레가 16킬로미터가 넘고, 동서남북 대문과 소문, 수구문 등 10개의 성문을 두었습니다. 이 성문들을 통해 들어서면 널찍한 도로가 종횡으로 연결되어 도시 전체가 바둑판 모양을 이루도록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 웅대함은 보는 이를 압도하였습니다. 상경성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이곳을 찾아온 외국 사신들을 질리게 하였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 발해의 융성함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전하였습니다.

오늘날 중국에서 ‘발해는 말갈족이 세운 나라다.’라고 억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해는 고구려의 후손인 대조영이 세운 우리 민족이라는 것을 꼭 기억합시다.